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가 '반쪽 결론'에 그쳐 장기화 될 조짐이다. 장기적으로 신규고객 발굴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논란이 장기화면서 사업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운다. 바이오업계도 회계 이슈로 하반기 상장이나 투자유치 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지난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인 연결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행정처분을 위해 위법행위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재감리를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발표에 한숨 돌린 분위기다. '고의 공시 누락'에 행정소송 등 맞대응을 예고했지만 분식회계 판단이 유보되면서 일정부분 혐의를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증선위는 회계 상 숫자를 조작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린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당장은 사업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은 연속성과 신뢰성이 핵심이다. 지속적으로 검증된 의약품 생산이 중요한 상황에서 회계 이슈에 따른 금융당국 조사는 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연간 36만리터 규모 CMO 생산설비를 운영한다. 연말부터는 18만 리터규모 3공장이 시생산에 들어가면서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한다. 2020년 본 생산에 들어가기 위해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투자 업계는 연말 기준 1공장 가동률은 50% 초반, 2공장은 60% 중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3공장 위탁생산 계약은 1건으로 알려졌다.
신규 진출을 선언한 의약품개발제조(CDO) 사업 안착도 과제다. 생산 노하우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 역량까지 확보한다. 중소 바이오 기업과 협업해 개발, 생산을 모두 지원한다. 글로벌 바이오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지만, 신뢰성 타격에 의한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재감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행정소송 등 사태가 완료되는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뛰어야 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운신 폭이 좁은데다 신뢰를 중요시하는 업계 관행 상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는 이슈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까 우려한다. 삼성바이오로직뿐 아니라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기업 회계 논란이 이어지면서 상장이나 투자 심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바이오기업 기업공개(IPO)가 이어지고, 산업 기대감으로 투자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슈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면서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바이오산업이 커나갈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연이은 악재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