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성기현 SO협의회장 "플랫폼 의미 꿰뚫지 않으면 방송 통신 미래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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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든 통신이든 플랫폼 의미를 모르면 미래는 없습니다.”

성기현 케이블TV협회 SO협의회장은 인터뷰 도중 책장에서 책을 몇 권 꺼냈다. 협회 합류 이전 대학 강의 때 교재로 쓰던 책이라고 했다. 국내외 플랫폼 연구서였다.

성 협의회장은 “한국에선 여전히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혼동하는 것 같다”고 서두를 꺼냈다. 그에 따르면 국내는 플랫폼을 '통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음성, 데이터, 콘텐츠가 지나는 길 정도로 본다. 이른바 '바보 파이프(Dump pipe)'다.

하지만 플랫폼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가치 제공'에 있다는 게 그가 강의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그는 “국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TV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새로운 가치, 즉 '플러스 알파'가 없기 때문에 시청자가 돈을 내고 이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4차 산업혁명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통신 산업도 단순 '빨랫줄'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 인프라가 좋지 않은 미국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우리보다 잘 활용한다면서 넷플릭스가 AI를 써먹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성 협의회장은 “국내는 콘텐츠 투자는 안 하고 가격 경쟁을 통한 플랫폼 덩치 키우기만 몰두한다”면서 “현금경품, 결합상품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려는 시도가 대표 사례”라고 비판했다.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재전송료 협상 시즌이 도래해 지상파방송사가 올려 달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났고 홈쇼핑 수수료마저 매년 20~30% 줄어드는 상황에서 오히려 재전송료를 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금경품을 차별 지급하면서 아는 사람만 이익을 보고 모르는 사람은 '호갱'이 되는 구조”라면서 “방송이 끼워팔기로 전락하면서 유료방송 요금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정도로 떨어졌고 이는 콘텐츠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제4 이동통신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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