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대기업이 높은 실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엔 별로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51개 외국계 대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15.8%나 늘었지만 고용은 1.9% 증가에 그쳤다고 11일 밝혔다. 외국계 대기업의 투자도 24.0%가 늘었지만, 1위 에스오일(S-Oil)을 빼면 나머지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전체 51개 외국계 대기업 중 고용을 줄인 곳도 16곳이나 됐다. 석유화학 업체인 현대코스모가 173명에서 17명으로 90.2%(156명)나 줄였고, 알루미늄 가공업체 노벨리스코리아는 40.2%(588명), 일본계 LCD 편광필름 제조업체 한국니토옵티칼은 14.9%(175명)를 줄였다. 에프알엘코리아(6.6%, 312명), 유코카캐리어스(4.2%, 9명), 라이나생명보험(3.1%, 27명), 코닝정밀소재(2.6%, 75명), 한국지엠(2.3%, 368명), 유한킴벌리(2.2%, 37명),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0%, 91명) 등이 인원을 감축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만734명에서 1만3054명으로 21.6%(2320명)나 늘렸다. 외국계 대기업 중 유일하게 1000명 이상 늘렸다. 스타벅스를 빼면 외국계 대기업 고용은 오히려 277명 줄어든다.
고용증가율 2위는 한성자동차(17.1%, 225명)다. 이어 지멘스(16.3%, 129명),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6.0%, 8명), 한국무라타전자(9.7%, 14명), 이베이코리아(8.7%, 80명),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8.3%, 13명), 코스트코코리아(7.6%, 357명), S-Oil(6.1%, 189명), 오비맥주(5.3%, 99명)가 증가율 기준 이름을 올렸다.
51개 외국계 대기업 투자는 지난해 5조5737억 원으로 24.0%가 늘었다. 하지만 투자 규모 1위인 에스오일을 빼면 3조4212억 원에서 3조1578억 원으로 오히려 2634억 원(7.7%) 준다. 에스오일은 지난해 2조4158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액을 전년 대비 무려 125.3%(1조3434억 원)나 늘렸다.
반대로 한국무라타전자(77.9%, 34억 원)를 비롯해 한국지엠(64.1%, 3071억 원), 르노삼성자동차(61.1%, 1207억 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59.1%, 19억 원), 노무라금융투자(54.1%, 6억 원) 등을 투자를 줄였다.
지난해 고용과 투자를 모두 늘린 곳은 에스오일, 한화토탈, 쌍용자동차, 한성자동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경신, 한국씨티은행, 악사손해보험, ABL생명보험, 타타대우상용차, BMW코리아,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지멘스, 한국알프스, 쌍용건설 등 15곳 뿐이었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3.4%다. 국내기업 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6년에는 3.0%포인트였던 편차가 지난해는 3.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