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기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거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경영콘서트에서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가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 배경과 대응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짝퉁, 싸구려를 만들던 그 중국이 아니라 미국을 제치고 21세기 패권국가로 등극하려고 한다”면서 “턱 밑 추격에 위기를 느낀 미국이 더 이상 중국의 질주를 좌시하지 않고 견제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어 “하루 10억 달러씩 무역수지 적자를 미국에 안기는 중국을 손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폭탄 공세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장기 집권 기반을 구축하고 21세기 중반까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고 강대국을 선언한 시진핑은 물러서지 않을 태세”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우리의 대응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미국 수출 장벽이 높아진 만큼 한국의 반사적 이익도 있다”면서 “우리 기업은 한·미 FTA로 확보한 저관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독립성이 보장된 규제 기관, 언론의 자유, 정부 견제를 자임한 시민단체 등 시장경제 체제에는 있지만, 중국에 없는 것은 중국 리스크로 전이된다”면서 “미·중 통상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한국을 지배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프레임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산업 고급화도 언급했다.
최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경제 판 바꾸기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서비스업을 고급화·수출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영콘서트에는 CEO를 위한 인문학 강연이 이어졌다.
'미술사를 통해 보는 인문경영의 통찰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창용 강사는 “미술작품 속 독창적인 차별화 전략이 비즈니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단순화와 과장, 이질적인 것의 융합, 역발상 등을 소개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