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거래액 증가에 힘 입어 간편결제 시장도 확대일로에 있다. 지난 1분기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 금액은 1000억원(309만건)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처음 집계를 시작한 2016년 1분기 100억원(일 평균)을 간신히 넘긴 것을 감안하면, 2년 새 시장이 10배로 확대된 셈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39조9906억원으로, 전년(11조7810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어났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2015년 본격 개화했다.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자, 카카오페이에 이어 11페이(시럽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삼성페이 등이 잇따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중 삼성페이는 지난 1분기 기준 누적 결제액 18조원을 기록했다. 결제액 기준, 시장 점유율 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을 채택해 기존 결제단말기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마그네틱 결제 방식은 보안상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삼성페이가 올해 IC의무 결제 시행 정책에 일정 부분 삼성페이 MS결제 방식을 유예 받았지만, 시한부다.
카카오페이도 누적 결제액 12조원을 기록, 점유율 30%로 2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서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2강 구도를 형성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온라인 결제 가맹점을 1만2600곳까지 확대했다. 지난달 QR코드·바코드 기반 '카카오페이 매장결제'도 오픈하며 오프라인 결제로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NHN엔터테인먼트 페이코도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1분기 기준 페이코 누적 결제액은 3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페이코 거래액이 4조8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위해 페이코에 삼성페이 MST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어느정도 4강체제를 확립했지만, 전통금융사와 유통사까지 별도 페이를 내세우며 일원화된 결제 플랫폼 연합에는 가야할 길이 멀다. 국내 뿐 아니라 수백조에 달하는 해외 결제시장까지 진입하려면 이들 사업자간 플랫폼 표준화와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하다.
2016년 30여개에 달했던 간편결제 서비스는 2018년 13개로까지 줄어들었다. 그 정도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소비자가 자주 쓰는 수단은 삼성·카카오·네이버페이 및 페이코 4개에 불과하다.
삼성페이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점도 넘어야할 산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고객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강력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쇼핑 사이트마다 다른 간편결제를 지원해 소비자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원부 동국대 교수는 “4대 간편결제 선두 사업자간 포용적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지금이라도 통합 규격을 통해 소비자 혼란을 줄이는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