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가 기사회생한 중국 ZTE가 경영진을 전면 교체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ZTE는 주주총회를 열어 리쯔쉐 신임 회장 등 이사 8명을 선출했다. 기존 이사진 14명은 전원 사퇴했다.
신임 이사진 8명은 리 회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리 신임 회장은 시안마이크로전자기술연구소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이자 부소장을 역임했다. 시안마이크로전자기술연구소는 ZTE의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한 주주다.
ZTE 경영진 전면 교체는 미국 정부 요구에 따른 것이다.
ZTE는 국제사회의 이란과 북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4월 미국 기업과 거래를 7년간 금지하는 제재를 받았다.
ZTE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비롯 주요 부품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제재 이후 파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달 거액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교체 등을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인이민 ZTE 전임 회장은 주총에서 “새로 선출된 경영진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가 난관을 극복하도록 할 것”이라며 “8만여 임직원 중 회사를 떠난 사람이 거의 없고, 핵심인재 유출도 없었다는 점에서 회사의 장래는 밝다”고 말했다.
신임 경영진 선임에도 미국 정부 제재로 ZTE 휴대폰 판매 등이 심각한 부진을 나타내는 데다, 미 의회의 ZTE 견제도 계속돼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ZTE 제재 해제에도 미 상원은 이를 무효로 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도 국방부가 중국 화웨이와 ZTE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