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화텅 텐센트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기업을 창업한 기업가이자 맨주먹으로 만리장성을 쌓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이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에서 '자수성가'형 부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됐다.
◇중국은 자수성가 부자의 나라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며 매년 중국 부호 명단을 발표하는 '후룬 리포트'는 중국에서 10억달러(약 1조750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가 81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두 번째로 부자가 많은 미국(571명)보다 250여명이나 많은 숫자다.
후룬 리포트가 공개한 전 세계 부자 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 31일 기준 억만장자는 68개국 총 2694명으로 집계됐다. 부자들의 총 재산 합계는 전년보다 31% 증가한 약 66조위안(약 1경1086조원)에 이르며 이는 세계 GDP에 13.2%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중국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미국과 비슷한 500여명으로 수준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반면, 중국은 2017년 한해에만 억만장자가 210명이 늘어나면서 단숨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억만장자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베이징은 특히 억만장자 131명을 보유한 세계 최고 부자 도시로 꼽혔다. 뉴욕(92명), 홍콩(80명)보다 많은 숫자다. 홍콩과 선전(78명), 상하이(70명)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31명)에 두 배에 이르는 억만장자를 보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억만장자 평균연령은 58세로 세계 억만장자 평균인 63세보다 5살이나 젊었다. 무엇보다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 사업을 일으켜 성공한 자수성가형 부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꼽혔다.
◇'젊은 부' 비밀은 기업가정신과 창업 열풍
미 경제매체 CNBC도 글로벌 자산관리 컨설팅업체 웰스엑스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억만장자 94%는 자수성가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은 지난 5~10년 동안 과학기술과 소비자 매출, 부동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기업가들의 자산 증식이 용이했다고 분석했다.
웰스엑스는 “중국 억만장자 249명 중 2%는 가족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으며 4%는 물려받은 재산과 개인 노력이 더해졌으며 나머지는 모두 자수성가형 부자”라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평균 55%만이 자수성가형 부자라고 분류하는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후룬연구소는 중국에서 부자가 늘어난 배경을 창업 열풍과 기업가정신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최고 부자 10위권 내에 절반이 IT와 전자상거래, 제조업 창업으로 성공한 인물들이다.
중국 최고 부자로 꼽히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도 선전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1998년 텐센트를 창업 'QQ메신저'를 내놔 큰 성공을 거뒀다. 마 회장의 재산은 약 418억달러 규모로 세계 15위에 해당한다.
항저우 사범대를 나온 마윈 회장은 영어교사 생활을 하다 1999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창업, 현재 중국 2위 부자가 됐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세계 최고 20개 인터넷 기업 중 9개가 중국
중국의 젊은 부자들을 탄생시킨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은 대표적 부의 보고이다. 지난달 30일 '인터넷의 여왕'으로 불리는 메리 미커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앤바이어스 파트너는 '인터넷 트렌드 2018' 보고서에서 첨단산업에서 중국의 부상을 집중 소개했다.
메리 미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큰 인터넷 기업 20개를 소개하면서 이들 중 9개가 중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 5년 전에는 텐센트와 바이두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기업들이 순위에 없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5년간 인터넷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알리바바, 앤트파이낸셜, 샤오미, 디디추싱, JD닷컴, 메이투안-디안핑, 진르터우탸오가 새롭게 합류했다.
알리바바 금융계열사 역할을 하는 앤트파이낸셜과 O2O기업 메이투안-디안핑, 차량공유기업 디디추싱 등 공룡 스타트업이 급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2년에 등장한 인공지능(AI)기반 뉴스 추천서비스 진르터우탸오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세계 20위까지 올랐다.
창업 성공은 젊은 부자들을 만들고 있다. 중국 IT업체 샤오미가 내달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억만장자가 무더기로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샤오미는 IPO를 통해 1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만 최소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알리바바 공모 이후 세계 최대 규모다.
2011년부터 직원 격려 차원에서 나눠준 주식을 받은 임직원들까지 더하면 수억달러 재산을 가진 100여명 부자가 탄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의 IT산업이 새로운 부자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