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이 우세를 보였다.
13일 22시 30분 개표현황에 따르면 최소 13곳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대전·경북은 보수 성향 후보가 우세한 가운데 제주는 진보와 보수 후보가 개표율 61.84% 상황에서 0.07%P 차이 초접전을 벌였다. 민선 2기에 이어 민선 3기에서도 진보 교육감이 강력한 우세를 점했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인 곳은 제주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진보 성향 이석문 현 교육감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22시 30분 현재 보수 성향 김광수 후보가 50.03%를 기록하면서 0.07%P 앞섰다.
가장 많은 후보가 나왔던 울산에서는 진보 성향 노옥희 후보 당선이 확실시 됐다. 노옥희 후보는 36.26% 득표율로 보수 성향 김석기 후보를 18.71%P 앞서고 있다. 민선 2기에서 울산 유권자들은 보수 교육감을 선택했으나 보수표가 갈리면서 진보 후보에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 이정선 후보와 진보 장휘국 후보가 경합을 벌이던 광주에서는 13일 22시 30분 현재 장휘국 후보로 기울어지면서 13명의 진보 교육감 당선이 확실시 됐다.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우세를 점하면서 문재인 정부 교육 개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은 보수 후보끼리 경쟁이 붙었다. 보수 성향 임종식 후보가 10시 30분 현재 득표율 28.24%, 또 다른 보수 성향 후보인 안상섭 후보가 25.82%를 차지하며 1, 2위를 다퉜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는 강은희 후보가 진보 김사열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다 22시 30분 현재 4.42%P 앞서며 우위를 점했다.
진보 성향 교육감 대거 당선으로 진보 공동 공약이었던 △통일 교육 강화, 남북 학생·교원 교류 활성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수능 영향력 축소 △교장공모제 확대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고교 무상교육 실현 등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직 교육감 출신이 우세한 결과를 얻은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서울·부산·광주·대전·세종·경기·강원·전북·경남·충북·충남·제주 12명 현직 교육감이 출마했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제주를 제외하고 11명의 현직 교육감 당선이 확실시 됐다. 제주에서도 이석문 후보가 당선되면 전원 당선이다.
민선 3기 교육감에게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에 맞춰 미래 교육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 현장에 적용될 핵심 정책을 결정한다. 시·도 교육감은 총 60조원이 넘는 예산 집행 권한을 갖고 있어 '소통령'으로 불릴 정도다. 예산뿐만 아니라 자사고·특목고 지정 및 폐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공기청정기 설치, 학원 심야학습 규제, 혁신학교 지원 등 웬만한 유·초·중등 교육 관련 제도는 모두 교육청 소관이다. 학생 미래를 좌우하는 자리가 교육감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래교육 관련 공약이 많이 나왔다. △메이커 교육 환경 조성 △창의융합(STEAM) 교육 확대 △온라인 강좌 확대 △첨단 교사지원시스템 △가상·증강현실(VR·AR) 교육 인프라 구축 등이 진보 교육감들이 내걸었던 공약이다.
미래 교육 시스템 전문가는 민선 3기 교육감에게 미래 교육 전환을 서두를 것을 당부했다. 기본적인 ICT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정규 교육 과정 내에서 학생이 융합형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재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은 “교육감 당선자들이 창의적 융합 인재를 요구하는 21세기 사회에 부합하는 미래교육체계를 빠르게 구현해야 한다”면서 “에듀테크, 메이커교육, 학교 개조는 이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표>17개 시·도 교육감 개표결과. 13일 22시 30분 현재. 단위:%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