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中 스마트폰, 세계 시장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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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 마련된 삼성전자 갤럭시 스튜디오.

중국 스마트폰이 북미와 유럽, 인도에서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꾸준하게 늘리는 등 글로벌 4대 시장에서 맹주가 됐다.

중국 제조사 공세에도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하락이 지속돼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국 제조사는 삼성전자·애플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그리고 선도자로 위상을 달리하고 있다. 당분간 중국 제조사 약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제조사에는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안방에서 '쑥쑥'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피처폰 시절부터 중국 시장에서 선두를 고수했다.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31.4% 시장점유율을 기록, 애플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당시 화웨이 점유율은 4.8%로, 삼성전자 6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014년 1분기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18%로 급락했다. 샤오미가 삼성전자 중저가폰 고객을 흡수, 시장점유율을 12%로 높인 결과다. 미국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도 10%를 상회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샤오미에 이어 화웨이가 약진을 시작한 2015년 중반 이후 중국 시장 판도는 급변했다. 오포·비보도 순위권에 진입했다. 2016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순위는 오포와 비보, 화웨이, 샤오미 순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위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2017년 3분기에는 오포, 화웨이, 비보, 샤오미가 1~4위에 랭크되는 등 순위에는 변동이 있지만, 중국 제조사가 안방을 석권했다. 4개 제조사 시장점유율 합계는 70%로, 프리미엄·보급형을 망라하고 중국 시장을 장악했다는 방증이다. 중국 제조사 급성장과 달리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 이하로 급감했다.

◇인도는 샤오미 텃밭

2013년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2.3%로, 사실상 독주체제였다. 12억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4억명 이상은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한 셈이다.

2016년 3분기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1위(23%)를 유지했다. 2·3·4위는 샤오미, 비보, 오포다. 중국 제조사가 인도에 진입을 본격화한 시점이다. 당시 2~4위 시장점유율 합은 15%에 불과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샤오미(25%)는 삼성전자(23%)를 추월했다.

올해 1분기에는 샤오미가 31.1%로, 26.2%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격차를 늘렸다.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재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모한데프 싱 삼성전자 인도법인 수석 부사장은 “인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5%포인트 끌어올리겠다”면서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약진

유럽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주를 이루는 대표 시장이다. 2013년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42%로, 1위였다. 애플은 14.6%로 2위를 기록했고 노키아와 소니가 각각 14.1%, 8.1%로 뒤를 이었다. 2014년에도 아이폰6 시리즈 출시로 애플 시장점유율이 소폭 증가한 것 이외에 순위에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2015년 1분기, 화웨이가 4% 시장점유율로 유럽 시장 순위권에 진입하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화웨이는 사상 처음으로 13% 시장점유율을 기록, 삼성전자·애플이 독식하던 유럽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존재감을 알렸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P 시리즈를 비롯 여성 고객을 겨냥한 노바 시리즈 등을 유럽 주요 국가에서 발표하는 등 현지화 공략을 강화했다. 샤오미는 지난달 22일과 24일 각각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 매장을 오픈,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스페인에서는 4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했다.

◇북미는 안전지대?

중국 제조사가 진입하지 못한 유일한 곳은 북미 시장이다. 당장 북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한 ZTE가 미국 정부 제재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TCL이 블랙베리 브랜드로 미국 시장 공략을 예고하는 등 중국 제조사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한 화웨이·ZTE 등 북미 시장 진입은 요원하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돼 중국 제조사가 북미 시장에 진입하면 다른 지역에서와 마차가지로 애플과 삼성전자를 빠른 속도로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3년 2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35.2%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2분기 이후 20%대로 내려앉은 삼성전자는 3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 15%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