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스마트홈 중심에 선다. 단순 정보 검색이나 음식 주문, 쇼핑 기능을 넘어 가구 내 다양한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등 대형 포털 3사는 AI 스피커 중심의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합종연횡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대우건설·LG전자 등과 손잡고 스마트홈 구축에 나섰다. 다른 포털과 달리 통신사인 LG유플러스도 끌어들였다.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와 연동하는 콘텐츠와 서비스 제휴 업체도 연초 5곳에서 11곳으로 늘었다. 1월에는 제3자 개발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와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CEK)를 오픈했다. 음성 명령만으로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가정 내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LG전자의 스마트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로봇 청소기, 오븐, 에어컨 등이 대상이다. LG스마트 씽큐 플러그 제어도 지원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홈 거주자들이 클로바를 통해 더욱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접하도록 제휴업체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리동 일대에 들어서는 센트럴 더샵 견본주택에 카카오미니가 적용됐다. 조명, 난방, 가스, 주차위치 등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카카오는 삼성전자 가전기기와 연동해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기를 늘릴 계획이다. 코맥스와 협력, 가정용 CCTV나 인터폰도 가능하다. 현관 카메라에 카카오의 시각 엔진을 적용, 방문자를 식별한다. 방문자 사진과 영상을 집주인 카카오톡으로 전송해주거나 카카오톡으로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GS건설 아파트에는 카카오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I가 적용된다. 13.3인치 대형 LCD 화면에 스마트폰과 동일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최첨단 월패드에 카카오I를 심는 방식이다.
한신4지구에 들어설 '신반포메이플자이'에 첫 적용된다. 사용 패턴에 따라 빅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동작함으로써 사용자 생활을 돕는다. 카카오 페이로 아파트 관리비 결제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하반기 국내에 도입되는 구글홈은 시작부터 컨트롤에 집중했다. 연동 가능한 전자기기가 다양하다는 게 강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200여 브랜드, 1500여 기기와 연동된다.
가정 내 전자기기 제어도 가능하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갖춘 기기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하면 된다. 집안 온도를 조절하거나 CCTV나 IP카메라로 집안 상황도 들여다볼 수 있다. 구글 지도로 출근길 교통 상황도 미리 확인 가능하다. 국내 도입 시 구글 어시스턴트, 유튜브 등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구글은 최근 열린 2018 연례 개발자회에서 디스플레이를 갖춘 AI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 3종을 공개했다. LG전자와 레노버, JBL에서 제조한다.
스마트디스플레이는 음성 대화나 제어 기능 외에 유튜브와 유튜브TV 등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영상통화나 음식 레시피도 시청할 수 있다. 예컨대 “구글, 지미 키멜의 라이브를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유튜브 TV 영상이 재생된다. 음식 조리법 영상도 찾아서 보여준다. 음성이 아닌 영상 검색이 가능해졌다.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저장된 전화번호 목록에 있는 이름을 부르며 전화해달라고 하면 된다.
국내 포털 한 관계자는 “AI스피커는 홈 음성비서뿐 아니라 가구 내 각종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설계단계부터 AI를 도입하는 아파트에 우선 적용되고, 일반 주택은 기기별 연동 작업이 필요해 스마트홈 구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표>포털별 스마트홈 관련 주요 협력 기업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