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승인했다. 지난해 9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메모리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반독점 심사를 이유로 승인을 미뤄왔던 중국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매각의 마지막 걸림돌이 사라졌다.
한미일 연합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SK하이닉스는 직접 경영 참여나 정보 접근 등은 제한받지만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17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반독점 심사를 마치고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메모리 승인 사실을 통보했다.
도시바는 작년 9월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지분 59.8%를 2조엔(약 19조88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가운데 3950억엔(약 3조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애플, 킹스톤, 델, 시게이트, 호야 등 미국과 일본 기업도 대거 참여했다.
지난해 이 같은 매각 결정 이후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필리핀, 대만 등 7개국에서는 무난히 반독점 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만 승인을 미뤄오면서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일본 내에서는 도시바의 재정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자 도시바메모리를 굳이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낸드 시장에선 삼성전자, 도시바(웨스턴디지털 포함), 마이크론에 이어 순위가 4위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 성사는 협력 시너지 외에도 중화권 업체 참여를 막았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