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분리수거, 미세먼지 대책으로 환경부가 여념이 없다. 일반 국민에게는 좀 생소하겠지만 환경부에 쏠리고 있는 시선이 또 하나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사항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이기도 한 이 문제 해법을 환경부가 6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온실가스는 국제 공신력 관점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배출 기업에는 직접 비용 부담이고, 전기요금 등 물가 상승과도 연관되는 국민 부담 문제이기도 하다.
이른바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국내외에 2016년 12월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에너지 전환(원전 공론화, 노후 석탄발전 규제, 재생에너지 확대 등)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온실가스 배출과 직접 관련된 여건 변화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 보완 작업을 하는 것이다. 기존 안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량 목표를 5억3600만톤으로 한다. 추가 감축 노력 없이 현재 추세대로 배출될 경우 8억5100만톤이 예상돼 이의 37%에 해당되는 양이다.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도입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또 이에 따라 해외 탄소 시장까지 추가로 이용해야 하는 대규모 재정 지원 및 비용 부담이 요구되는 수준이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실질적으로 국내 기후 정책의 큰 밑그림이자 실행 계획 기초가 된다. 이번 수정 보완 작업은 5억3600만톤 달성을 위한 부문별 기여 분을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또 로드맵 수정 보완은 문재인 정부 기후 정책의 원칙 및 방향이 처음으로 소개되고 국내외 평가를 받는다는 특징을 보인다. 새 정부 출범 후 원전 공론화, 미세먼지 종합대책, 2030년 재생에너지 계획 등 잇따른 기후정책 발표이기 때문에 이들 에너지 전환 계획과 정합성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내용적 모호성과 작성 과정의 폐쇄성은 사회 각층에서 지속 제기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모든 경제 주체와 연관돼 있다는 광범위한 특성을 띤다. 게다가 이해관계자별 비용 분담 특성이 내재돼 있다.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일수록 정부의 사회 공감대 형성 노력이 중요하다. 이번 로드맵에서 공감대 핵심은 수정 보완 기준의 적절성, 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 및 미세먼지 대책 노력에도 왜 온실가스 감축 추가 노력이 필요한지, 이것이 배출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것인지를 소통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사항은 국무조정실에서 총괄 조정하고 환경부는 간사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로 환경부는 2030 로드맵 작업의 실무 총괄 부서다. 6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종안 확정까지 정부가 최선의 소통 노력을 보여 줄 때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예정된 공식 절차는 환경부 초안 마련, 녹색성장위원회 심의, 공청회, 최종안 확정이다. 마침 지난달 국무총리 소속 제8기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했다. 새로운 파격을 기대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사회 소통의 기대와 수준이 높이 형성됐다. 당장 녹색성장위원회 심의 결과의 공신력 확보를 위한 소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몇몇 민·관 관계자 중심의 기존 심의 방식을 더 이상 취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우리가 정부에 거는 기대는 결과의 완전성이 아니다. 과정의 성실성, 투명성이다.
이상엽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대기연구부 연구위원 umwelt@k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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