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업계 후발주자인 HKC가 거침없는 투자를 단행한다. 최근 10.5세대 투자에 다시 도전한 데 이어 8.6세대 LCD에 추가 투자한다. 경쟁사 8세대와 차별화한 8.6세대 규격으로 중소형과 대형 LCD 시장에서 모두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야심이다.
중국 현지 언론과 국내 업계에 따르면 중국 HKC는 최근 ?양시 정부와 8.6세대 LCD 생산라인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공장은 총 240억위안(약 4조624억원)이며 총 면적 1000에이커(약 122만평)에 공장 건축면적 72만㎡ 규모다. 2분기에 건설에 착수해 내년 3분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HKC는 이번 신규 공장에서 IPS LCD 패널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등을 위한 중소형 패널과 TV용 대형 베젤리스 LCD 시장을 겨냥했다.
이번 투자를 확정함에 따라 HKC는 총 4개의 LCD 팹을 보유하게 됐다. 충칭 8.6세대(2250×2600㎜) 팹은 지난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며 주로 32인치, 50인치, 43인치와 23.6인치를 멀티모델글라스(MMG) 방식으로 생산한다. 두 번째 팹은 쑤저우 8.6세대며 내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50인치와 65인치 등 대형 TV 패널 위주로 생산한다.
지난달에는 10.5세대 투자에 재도전했다. 2016년 투자를 결정했다가 진척시키지 못했으나 최근 허난성 정부와 손잡고 400억위안(약 6조8000억원)을 투입해 65인치부터 100인치 이상 초대형 LCD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에 투자를 확정한 ?양 8.6세대는 HKC의 네 번째 팹이다.
HKC는 모니터와 TV를 OEM·ODM으로 생산·공급해왔으나 LCD를 자체 개발·생산키로 하고 지난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 패널사가 주로 투자한 8세대(2200×2500㎜)보다 가로 세로 길이가 더 긴 8.6세대 규격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8.6세대 규격은 마더글라스 1장에서 2개 크기의 패널을 동시에 찍어내는 MMG 방식을 적용하는데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20~30인치대와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발 LCD 공급 과잉을 우려해왔다. HKC가 신규 팹을 정상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2019년 이후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