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대 LCD 투자 '재도전' 나선 HKC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후발주자인 HKC가 허난성 정부와 손잡고 11세대 LCD 투자에 다시 도전한다. 2016년 11세대 투자를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8.6세대 생산을 시작한 후발주자가 초대형 11세대 투자를 실현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18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HKC는 최근 중국 국제투자무역(CIFIT) 설명회에서 400억위안(약 6조8000억원) 규모 11세대 LCD 투자를 위해 허난성 정저우시와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65인치부터 초대형 150인치에 이르기까지 대형 패널 위주로 생산할 방침이다.

HKC는 디스플레이 업계 후발주자다. LCD 모니터와 TV를 OEM·ODM 방식으로 생산·공급하고 LCD 모듈 사업도 함께 해왔다. 베스트바이, JVC, 하이얼, 산요 등이 주 고객사다. 중국에서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바람이 불면서 HKC도 이 산업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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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에 위치한 HKC의 8.5+세대 팹 (사진=HKC)

충칭에 첫 8.5+세대 LCD 팹을 건설하고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43인치와 50인치 위주로 생산한다.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쑤저우에 두 번째 8.6세대 팹을 건설하고 있다. 초대형 TV 수요에 발맞춰 50인치, 65인치 등 대형 패널 중심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HKC가 11세대 LCD 투자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쿤밍시에 11세대 LCD 팹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별 진척이 없다. 업계는 HKC가 지방정부와 협의했으나 사실상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봤다. HKC는 이후 11세대 투자를 지원할 여러 지방정부를 모색해왔다.

HKC와 새로 협약을 체결한 허난성 정저우시 정부는 CIFIT 설명회에서 11세대 LCD 투자를 포함해 총 7개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신 재료, 초고성능 전력 배터리, 에너지 현대화 서비스, 농업 현대화, 철도 수송 물류 등 다양한 전략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HKC는 2016년과 동일하게 400억위안을 11세대 총 투자비로 책정했다. 구체 양산 계획이나 투자 일정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당시 HKC는 11세대 팹에서 연간 864만장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계는 HKC가 실제 11세대 투자를 이행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했다. HKC가 대형 LCD 생산 경험이 아직 풍부하지 않은 후발주자여서 기술 난도가 높은 11세대에 도전하는게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BOE도 10.5세대 시험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생산량이나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LCD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고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투자 심사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도록 주문하는 등 투자 지원 기류가 달라진 것도 실제 투자 이행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HKC가 실제로 11세대에 투자하면 양산 시점은 최소 2021년이나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 공급과잉을 계속 우려하는 분위기인데 다시 초대형 팹 투자가 시작된다면 공급과잉을 심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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