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안마 OLED 사업 '빨간등'...인수합병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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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소형 디스플레이 제조사 티안마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설비투자가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패널사 티안마가 자국 내 경쟁사인 CEC-판다 등과 OLED 사업 매각을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D 가격이 지속 하락한데다 OLED 사업 실적이 악화돼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OLED 설비 투자가 지연되면서 티안마가 OLED 시장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티안마는 중소형 패널 위주로 시장에 공급한다. 5.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팹에서 모니터 패널을 주로 공급하며 상하이에서 5.5세대 리지드(경성) OLED를 양산한다. 지난해 약 130만개 리지드 OLED 패널을 출하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한에 6세대 플렉시블 OLED 설비를 투자했으나 당초 계획보다 양산 일정이 지연됐다. 지난해 3월 첫 점등을 했고 올 2분기 양산 가동 예정이었으나 아직 가동하지 못했다. 우한에 올 3분기부터 플렉시블 OLED 라인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도 미뤄졌다.

지난해부터 리지드 OLED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티안마도 관련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0원을 기록했다. 리지드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이 사업에서 상당히 고전했다.

티안마는 야심차게 투자한 우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팹이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추가 투자한 설비 발주를 지연했고 기존 발주한 설비도 생산라인에 입고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장비기업 한 관계자는 “티안마가 지난해 장비를 발주해 연말에 납품하기로 했으나 수 차례에 걸쳐 장비 반입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중국 기업은 제품 개발 선수금을 주지 않는데 장비 반입을 할 때까지 비용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8세대 LCD 신규라인을 가동한 CEC-판다와 후발주자인 HKC가 티안마의 OLED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모두 중국 정부자금이 투입됐고 중국 내 경쟁사 대비 플렉시블 OLED 투자가 늦다. 티안마의 OLED 사업을 인수해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국내 장비기업은 이 같은 최근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기존 투자사업 성과를 검증하고 있고 신규 투자 대상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어 자칫 티안마 사례로 투자 축소가 불거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티안마는 우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에 일본 알박의 증착장비와 LG PRI의 박막봉지(TFE) 장비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해당 팹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티안마와 관련 장비기업 모두 향후 사업이 불리해질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현지 투자 기조가 까다로워지면서 성과를 낸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 행보가 점차 달라질 수 있다”며 “중국 사업 비중이 커진 국내 장비기업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티안마 연간 실적 추이

中 티안마 OLED 사업 '빨간등'...인수합병 거론돼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