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활발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1.1% 상승했다.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일단 순항한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보면 올해 1분기 GDP는 395조9328억 원(계절조정기준)으로 전분기보다 1.1% 증가했다. 금융시장이 예상한 1.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실질 GDP 속보치는 분기 최종 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사용하지 못해 확정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성장세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인했다. 건설투자도 호조였고 민간소비도 나쁘지 않았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보다 5.2% 증가했다. 지난 2016년 4분기(6.5%) 이래 5분기 만에 최고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기계류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분기 -2.3%를 기록한 건설투자는 2.8%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4.2%) 이후 가장 높았다. 수출은 기계장비와 화학제품 등에서 주로 늘어나며 4.4% 증가했다.
기저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장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기통관을 많이 하면서 4분기에는 마이너스(-5.3%)를 기록했다.
수입은 천연가스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5.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2.5% 뛰면서 2012년 1분기(2.8%) 이후 24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선택 진료비 폐지 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병원 이용이 늘어나고 급여비 지출이 커 진 탓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1.9%였고 건설업은 3.3%로 작년 1분기(4.8%)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0.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이 0.9% 감소하며 작년 1분기(-1.3%) 이후 또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부동산 및 임대가 2.7% 성장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1.8% 증가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