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핫라인' 개통…판문점 통신선 활용 가능성 높아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남겨놓은 20일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이 연결됐다. 남북 정상이 곧바로 전화 통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남북은 핫라인을 개통하고 실무자 간 시험통화를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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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출처:청와대>.

핫라인은 청와대와 북쪽 국무위원회가 연결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에 어떻게 설치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극도의 보안사항이라 핫라인 운영 상황과 시스템 구성 등은 일체 공개되지 않았다.

남북 핫라인은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됐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 12일 남북 정상 1차 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간 직통전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당시 설치된 정상 간 핫라인은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단절됐다.

다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핫라인은 정상 간 직접 통화가 아니라 국정원 등이 정상의 의견을 전달하는 간접 통화 방식이었다.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핫라인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핫라인은 국정원이 아닌 청와대 경호실이 전담해 설치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통신선을 활용하는지, 도·감청 방지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아 베일에 쌓여있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핫라인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남북 핫라인은 이번에 처음으로 청와대까지 연결되면서 별도 회선을 확보해 통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판문점에 우리 측 평화의 집과 북측 판문각에 각각 유선 전화가 설치돼 있다. 이 통신선을 그대로 활용해 남북 정상의 집무실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통신도 KT의 국가기간통신망을 사용하는데다, 청와대도 KT가 통신시설 관리를 하기 때문에 이번 남북 정상간 핫라인도 KT 통신선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남북 간 핫라인은 판문점 통신선이 아닌 개성공단 설립시 구축된 광케이블을 이용할 수도 있다. 개성공단의 우리측 직원이 서울 지역과 연락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 이 회선은 개성시로 들어가 개성공단으로 다시 내려오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핫라인 통신선으로 개성공단 광케이블을 쓰면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핫라인은 판문점 통신선을 활용해 청와대까지 연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첫 실무 간 통화를 가진 뒤 조만간 정상 간 첫 직접 통화를 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주 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첫 통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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