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이 양식 어류에 적용된다. 해양 수산용 유전자 편집 원천 기술 확보로 품종 개량부터 의료, 기능성 소재 산업 접목 기반을 마련한다. 미래 해양 생명과학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넙치 대상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실험 어류가 아닌 양식 어종 대상 기술 개발은 국내 최초다. 유전자 편집은 생물 DNA 가운데 특정 유전자 부위만 가위로 자르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끼워 넣는다. 유전 질환을 치료하거나 동·식물 형질을 전환시킨다.
어류 유전자 편집 기술은 2016년에 시작됐다. 3세대 기술로 알려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했다. 넙치 근육 성장 억제 유전자 삭제가 목표다. 넙치 근육 양을 줄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최근 수정란에 미세 주입 독자 기술과 편집 기술 등을 이용해 근육 성장 억제 유전자 삭제에 성공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3년 동안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한 결과 최근 유전자가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유전 형태를 포함해 실제 형질 전환이 일어나는지 최종 검증 단계만 남았다”고 말했다.
광어로 알려진 넙치는 가자미목 넙치과 바닷물고기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넙치를 유전자 편집 모델로 선정한 것은 기반 데이터 확보와 적용 가능성, 파급력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에 필수인 전장 유전체 정보를 확보했다. 양식이 보편화돼 적용 효율성과 자원 확보가 수월하다.
최종 검증 단계가 남았다. 자손 세대까지 편집된 유전자를 보유하는지 검증해야 한다. 연말까지 유전자 편집 어류에 대한 대량 신속 판별 기술을 개발한다. 넙치를 제외한 추가 어종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도 시작했다.
어류 유전자 편집 기술 확보는 해양 수산 분야 상품성 강화와 연관 산업 파급 효과에서 도움을 준다. 어종 근육 양, 생식 상태, 크기 등을 조절해 상품성을 높인다. 어류가 가진 영양소를 극대화해 의료 영역 활용도 가능하다. 5년 내 의료, 기능성 소재 등 타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 치료에 연구돼 온 유전자 편집 기술은 최근 어류나 동·식물에도 빠르게 적용된다. 사람에 비해 윤리·법률로부터 자유롭고, 기술 제약도 적다. 품종 개량이나 기능성 식품, 소재 개발이 목적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양식이 편리한 어류가 주목 받는다.
상용화에 걸림돌도 있다. 유전자를 인위로 변형한 결과물이어서 유전자 변형생물체(LMO)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식용 안정성 우려도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어종이 식용이나 소재 영역에 적용되기까지 국제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미래 해양수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전자 편집 기술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