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G 주파수 경매(안)을 확정했다. 19일 과기정통부는 3.5㎓ 대역 280㎒, 28㎓ 대역 2400㎒로 사상 최대 2680㎒ 폭을 경매하겠다고 밝혔다. 3.5㎓ 대역은 3.4㎓ 대역과 간섭 현상을 우려, 예상대로 20㎒ 폭을 제외했다. 4G 당시 간섭 문제는 경매 후 필터 등으로 해결한 점에 비춰 볼 때 아쉬움이 남지만 미연의 사고를 방지,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통신용으로 처음 사용하는 밀리미터파 대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용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한 점도 나쁘지 않다. 경매 기본 원칙을 승자 독식과 균등 배분 불가로 못 박고 설계한 점도 고민한 흔적이 읽힌다.
문제는 경매 시작 가격, 총량 제한, 입찰 증분이다. 사업자가 가장 민감해 하는 사안이다. 경매 시작가는 3.5㎓ 대역 2조6544억원, 28㎓ 대역 6216억원 등 총 3조2760억원으로 확정했다. 블록(10㎒)당 각각 948억원, 259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이에 앞서 첫 경매를 진행한 영국은 3.4㎓ 대역 150㎒를 30개 블록(5㎒)으로 나누고 블록당 100만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이었다. 정부는 3.5㎓대역 공급량이 2배지만 가격은 765억원 늘리는 데 그쳤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전 경매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총량 제한과 입찰 증분을 위한 원칙을 미룬 점도 아쉽다. 총량 제한은 사업자가 확보할 수 있는 주파수 총량, 입찰 증분은 경매 때 다음 라운드에서 직전 입찰가에 더할 수 있는 최소 금액이다. 사업자의 복잡한 경매 셈법 및 막대한 투자비와 관련돼 있다.
주파수 경매는 '쩐의 전쟁'이라 불린다. 원하는 블록과 대역 폭 확보를 위해 돈 싸움을 벌이는 구조다. 공교롭게 주파수 비용과 서비스 요금은 불가분 관계에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주파수 경매 비용이 올라가면 부담은 고스란히 이용자 몫이다. 세수 확보는 성공하지만 가계통신비 절감에는 역행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승자 독식'도 문제지만 '승자 저주'를 더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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