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기업을 육성할 때 가장 큰 매력은 열정과 꿈,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창업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옆에서 거드는 것만으로도 다음을 창업하던 시절의 보람과 재미를 다시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게 액셀러레이터의 매력입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최근 선배 창업자가 속속 액셀러레이터를 비롯한 초기 창업기업 육성 투자법인 설립에 나서는 이유를 이처럼 해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재웅 다음 창업자,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의장 등 업계 전문가가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25억원 규모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매쉬업엔젤스는 이택경 다음 창업자를 중심으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민윤정 코노랩스 대표, 이택훈·인상혁 파트너 등이 참여하는 액셀러레이터다. 2014년 선배 창업자 중심 엔젤투자 네트워크로 시작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정식 등록했다. 개인투자조합 결성과 함께 김현영 전 옐로모바일 이사, 이영일 컴투스 창업자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했다.
그간 매쉬업엔젤스가 투자한 기업은 총 60여개, 총 7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기 직전인 기업가치 5억~10억원 단계 기업을 집중 발굴한다.
이 대표는 “다른 기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스타트업만의 매력이 있다”면서 “새롭게 합류한 파트너와 함께 자연스럽게 성공한 사업가가 다시 신생기업을 키우는 엔젤투자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투자에 나선지 3년여 만에 회수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라인플러스와 네이버가 인수한 명함 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리멤버를 비롯해 짜이서울 등 3개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켰다.
매쉬업엔젤스가 집중 발굴육성하는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매쉬업엔젤스 파트너의 경험과 직관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매쉬업엔젤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소프트웨어(SW) 솔루션부터 게임 분야, 생활서비스와 커머스, 광고 등 각 파트너가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ICT를 중심으로 투자하되 특정 영역에 얽매이기 보다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좋은 멤버 구성을 갖춘 팀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액셀러레이터와 초기 분야 벤처캐피털(VC)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단계가 바뀌면 투자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매쉬업엔젤스, 빅베이슨벤처파트너와 함께 일하는 이유도 단계에 맞는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셀러레이터 제도 도입과 개인투자조합 활성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이 대표는 “정부 돈을 받아 살아가는 생계형 액셀러레이터가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런 부분”이라면서도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당연히 이상한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다양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