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패널업계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일제히 공개하며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 열기에 가세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고 화웨이가 오는 11월 공개를 목표로 폴더블폰 개발 프로젝트를 실행 중인 가운데 중국 패널사도 개발 현황을 공개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폴더블폰이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굳어지면서 중화권 기업이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12일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주요 패널 제조사인 BOE, 비전옥스, 티안마, 에버디스플레이는 선전에서 열린 중국정보기술엑스포(CITE) 2018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수년간 폴더블 기술을 개발하며 점차 향상된 결과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상용화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려는 노력이 상당하다.
BOE는 아웃폴딩 방식의 7.56인치 폴더블 OLED를 선보였다. 곡률 5R 수준이며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다. QXGA(2048×1536) 해상도를 구현했으며 10만회 이상 접었다 펴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이는 지난해 SID에서 전시한 개발 제품과 동일하다. 당시 5인치대 폴더블 패널도 선보였으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6인치대로 커졌고 폴더블폰은 7인치 이상을 탑재하는 흐름이 생기면서 주요 개발품을 7인치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비전옥스는 7.2인치 아웃폴더블 패널을 처음 공개했다. 2015년 4.6인치와 5.2인치 폴더블 패널을 시연했었다. 당시 곡률반경 2R, 8000번 이상 접었다 펴는 성능을 선보였으나 올해 공개한 개발 제품은 20만번 이상 굽힘을 견딘다고 소개했다. 곡률반경은 6R다.
티안마는 인폴딩 방식으로 지난해 5.5인치 폴더블 패널을 공개했으나 올해는 5.99인치로 크기를 키웠다. 해상도는 QXGA에서 WQHD(2880×1440)로 높였다. 곡률 반경은 3R로 동일하나 폴더블에 노치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폈을 때 18대9 화면비율로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에버디스플레이는 5.5인치 인폴딩 방식 패널을 공개했다. 화면 전체가 휘어진 패널, 롤러블 패널도 함께 선보였다. 폴더블 패널은 곡률반경 3R로 풀HD(1080×1920) 해상도를 구현했다. 플렉시블 OLED 양산 의지를 드러내며 미래 사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소형 OLED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중국의 폴더블 패널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받는다. 폴더블 패널 기술력을 확보하더라도 스마트폰 세트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하지 않으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기 힘들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수년간 협력하며 폴더블폰을 개발해온 점을 감안하면 아직 위협할만한 상대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중국 의지는 강하다.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기술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 경쟁력도 높이기 위해 인력에 많이 투자한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향후 10년은 폴더블폰에 있다고 보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한 협력사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 공개된 폴더블폰 시제품을 보면 삼성과 격차가 상당하다고 파악된다”며 “하지만 상당히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삼성도 긴장하며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