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세계 1위 코발트 정련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의 안정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2394억원을 출자해 화유코발트와 전구체·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만든다고 11일 밝혔다. 중국 저장성에 본사를 둔 화유코발트는 지난해에만 정련 코발트 2만톤을 생산한 세계 최대 업체다.
전구체 합작 생산법인은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 설립된다. LG화학은 833억원을 출자해 지분 49%를 확보한다.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은 장쑤성 우시시에 설립되며, LG화학은 1561억원을 출자해 지분 51%를 확보한다.
전구체와 양극재 공장 생산 능력(CAPA)은 각각 연간 4만톤 규모로, 32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자동차 기준으로 약 40만대분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다. 2020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앞으로 수요 증가 시 10만톤까지 증설한다.
LG화학이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코발트의 안정 공급을 받기 위해서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용 코발트 수요가 급증해 원재료의 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는 최근 2년 동안 가격이 3배가량 급등했다.
합작사 설립으로 '화유코발트(코발트 등 원재료)→합작 생산법인(전구체·양극재)→LG화학(배터리)'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수급 체계가 구축됐다. 화유코발트는 코발트 등 원재료에 대한 공급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LG화학은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우선 공급 받는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핵심 원재료에서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혁신 지속으로 최고 품질을 갖춘 배터리를 고객에게 안정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2016년 9월 GS이엠 양극재 사업을 인수, 양극재 생산 기술을 높이고 전구체 제조 기술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 지분을 10%를 확보, 이르면 5월부터 황산니켈을 우선 공급받는다. 화유코발트와의 합작 생산법인 설립으로 코발트의 안정 확보도 가능해졌다.
이에 앞서 포스코도 지난 1월 화유코발트와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전구체·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각 합작법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연간 4600톤 규모의 전구체·양극재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
삼성SDI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꾸려 칠레 리튬 프로젝트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 메히요네스시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칠레 정부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아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한다.
업계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호주 니켈·코발트 광산 업체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장기 계약을 맺고 최대 13년 동안 스코니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황산 코발트와 황산 니켈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