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청년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4조원 내외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야권이 방송법 처리 없이는 어떤 법안도 협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데다 추경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청년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4조원 내외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9일에는 이 총리가 국회에서 추경 연설을 할 계획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말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에 4월 임시국회에서의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국회 설득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송법 처리를 두고 여야가 연일 갈등을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016년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사장을 선출하는 KBS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진 구성 비율을 기존보다 상대적으로 여당에게 불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서 방송법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자 야권이 '4월 방송법 처리'를 당론으로 내세우며 여당을 압박했다. 한국당, 바른미래당은 방송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다른 법안의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방송법을 처리할 경우 공수처법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야권이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추경안 등 시급 현안 법안의 국회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권은 추경안 자체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선심성 돈 풀기'를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도 추경 시기, 실효성 문제 등을 이유로 추경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추경이 효과를 보려면 이달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장은 “에코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 대책, 군산에서 터진 지역 문제, 중소기업의 어려운 문제 등 고려할 때 (추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여야가 협의해 늦어도 5월 1일 본회의에서는 추경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4월 국회 내 추경 처리의 목표를 관철하려면 평화당과 정의당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민주당·평화당·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내 진보측으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3명 포함을 포함한 의석수는 148석이다. 한국당·바른미래당의 의석수는 145석으로 표대결로 갈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초과 세수 활용이나 국채 발행 없이 결산잉여금, 기금여유자금 등을 활용한 추경이라는 점도 부각시키며 범진보 진영 설득에 나서고 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