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워왔습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다고 생각하면 그동안 공부한 것이 많이 아깝죠. 차라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낫습니다. 친구들도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송민진(28·여)는 대기업이 아니라면 경찰 공무원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판단,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부모님도 중소기업보다는 경찰 공무원을 권유했다고 한다.
송씨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학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한 덕분에 1차 시험에 합격, 현재 체력검증과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요? 우선은 대기업에 도전하고, 공무원 시험을 보다가 몇 번 실패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분위기 입니다.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은 경쟁률이 높지만 그동안 공부한 게 아깝잖아요.”
그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중심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들어는 봤지만 별 기대는 안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대학에도 중소기업 취업이나 창업 관련 프로그램이 많지만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면 조금만 늦어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빽빽하게 들어오지만 중소기업 설명회는 여유가 넘칩니다.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높이고 스펙을 쌓는게 더 중요하잖아요.”
송씨는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로 '이미지'와 '근로조건'을 꼽았다. 우선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연봉이 현저하게 적고, 근무환경도 열악하다는 인식이 있어 낙오자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사회에서도 무능력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막상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 갈 만한 곳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취준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면서 “청년들에게 왜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느냐고만 하지 말고, 가고 싶은 일자리를 많이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