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산업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게 목표죠.”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는 개인간거래(P2P) 보험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슈테크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다. P2P 보험은 비슷한 유형의 고객이 모여서 보험을 들고 혜택을 공유한다.
김 대표는 보험사 출신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강력한 혁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다. 대학 때 배운 법학 지식도 도움이 됐다. 창업 이전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보험사 디지털 사업전략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김 대표는 “보험사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유통 체계를 들여다봤기 때문에 객관 접근이 가능했다”면서 “스몰티켓은 유통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을 고객과 보험사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몰티켓 유통 구조 혁신의 핵심은 리워드다. 보험 약관에서 정한 보장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료 일부를 고객에게 되돌려준다. 단순히 생활 패턴이 비슷한 사용자들이 모여 공동 구매를 하면서 보험료 일부를 할인받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 리워드는 현금으로 받거나 그룹 활동비, 기부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고율이 낮으면 그만큼 보험료를 아낀다.
고객은 스몰티켓 덕에 적은 비용으로 미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리워드가 적은 고객은 해당 금액을 고객 명의로 사회복지기관 등에 기부하면 된다.
보험사에서도 보험 가입 유도와 불필요한 보장 항목을 줄임으로써 효율 운영이 가능해진다. 신한생명을 비롯한 국내 유수 보험사가 스타트업인 스몰티켓과 협력하는 이유다. 소셜미디어에서 소문이 나 정식 오픈을 하기도 전에 이미 1만명이 넘는 고객이 이용했다.
김 대표는 “고객과 보험사 모두 이익이 되려면 손해율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면서 “고객을 그룹으로 나눠 사고율을 낮추는 데 유용한 정보를 지속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몰티켓은 혁신 모델로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타트업 부트 캠프'에서 톱12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도쿄 NTT 데이터가 주최한 '오픈 이노베이션 콘테스트 6.0' 파이널에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보험 유통 구조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달 정식 서비스 개시 이후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현지 보험사와 현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시장 진출을 견인하는 마켓 메이커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김 대표는 “보험 상품은 주소비자가 여성인 반면에 보험업계 여성 임원 수는 매우 적다”면서 “더 많은 여성 인재가 참여하게 된다면 보험 산업 혁신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과 금융 선진화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