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역사가 반세기를 넘기면서 후방 산업계에도 2세 경영이 가속화하고 있다. 2세 경영 기업은 아버지 세대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면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덕우전자는 창업주 2세인 이준용 대표가 2010년 취임한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1992년 설립 당시 주력은 TV용 부품이었지만 현재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장착되는 보조 부품인 스티프너와 브라켓이다. 산업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휴대폰 부품 사업에 진출했고 자동차 부품 사업과 화학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멕시코와 폴란드로 전장부품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2011년 292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158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 인탑스 역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인 김재경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인 김근하 사장이 2015년 대표이사로 경영을 시작한 이후 사업영역을 휴대폰용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가전 케이스 생산으로 넓혔다. 2016년에는 자동차 부품과 플라스틱 성형 제품을 만드는 기업 미래를 인수하며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 사업에도 진입했다.
대덕전자는 창업주 김정식 회장의 차남인 김영재 사장이 2004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2세 경영체제를 시작한 이후 스마트폰 주기판(HDI)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인쇄회로기판(PCB)이 주력인 대덕GDS 대표도 맡고 있다. 또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인수한 무선통신(RF) 부품 업체 와이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와이솔 경영에도 본격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대덕전자-대덕GDS-와이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한 만큼 PCB와 무선주파수 기술을 묶어 통신모듈과 차량용 전장부품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자재 업체인 서원인텍은 창업주 김영환 회장 아들인 김재윤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대였던 1992년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온 김 대표는 2007년 코스닥 상장 직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 저성장과 경쟁 심화로 주력 제품인 부자재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홈버튼이 사라지며 키패드 매출도 줄어 최근 매출이 2014년 3939억원, 2015년 3696억원, 2016년 3576억원, 2017년 2841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사업다각화로 추진한 와이브로 단말 사업과 이차전지 보호회로 매출도 저조한 상황이다.
반도체장비 전문업체인 한미반도체 대표이사는 창업주인 곽노권 회장의 아들인 곽동신 부회장이다. 곽 부회장은 2010년 단독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2016년 대만 현지법인인 한미타이완, 2017년 중국법인 한미차이나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