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케어' 시행을 위해 내달 상복부 초음파검사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면서 검사 주체를 의사로 한정한 것을 두고 방사선사들이 반발했다. 의사단체는 방사선사들의 주장이 “현행법상 의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7일 “국민건강 위협하는 방사선사와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기기 허용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현행 의료법은 국민 건강을 위하여 의료행위에 있어 무면허, 사이비 의료를 금하고 엄격한 의료인 면허제도를 운용하고 있고 의료인이라 할지라도 해당 의료인의 면허에 대 허용되어 있는 의료 행위만이 가능할 뿐”이라고 근거를 들었다.
앞서 방사선사 2500여명은 지난 25일 오후 광화문에서 '방사선사 상복부 초음파검사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방사선사들은 “상복부 초음파 검사시 의사에게만 보험급여를 인정하는 기준 없애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병원이 방사선사를 고용하지 않고, 방사선사의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했다.
방사선사들은 정부 초음파검사 급여 확대는 찬성하지만, 급여가 의사 검사 시에만 적용돼 방사선사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완희 방사선사협회장은 “복지부 개정안은 국가법령에 의해 초음파검사를 해온 방사선사 일자리를 위협하는 처사”라며 “방사선사의 초음파검사에도 급여가 적용되도록 개정안을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를 단독으로 수행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행 법령대로 의사의 지도하에 할 때 급여를 적용해달라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료법상 초음파검사는 의료행위여서 의사가 직접 해야 하지만 의사의 지도하에 방사선사 등도 할 수 있다.
방사선사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초음파의학회 등은 “방사선사협회가 불법 의료행위를 양성화해달라고 한다”며 반대했다.
비대위는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방사선사, 한의사들이 의학을 전공한 의사처럼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단 행위를 하겠다는 주장은 국민건강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주장”이라며 “현행법상 의료법 위반이며 흥정이나 논의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복부 초음파진단 검사는 간, 담낭, 담도, 췌장, 신장 등의 상복부 장기의 암, 질환 등을 실시간 검사자가 직접 실시간 초음파로 관찰하며 질병을 진단하는 행위다. 비대위는 “초음파는 전문적으로 배우고 사람의 국가 면허를 취득한 의사가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분야로 엄격한 국가면허제도와 의료법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라며 “방사선사가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국민 건강을 자신의 생존권이나 먹거리 대상으로 삼는 어리석은 의료법 위반의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