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철강 관세 면제는 다행, 쿼터제 일부 수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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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철강 수출이 고비를 넘겼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가 유예로 바뀌고 다시 면제로 전환되기까지 롤러코스터를 탔다.

관세 조치가 면제되고 2015~2017년까지 평균 수출량의 70% 쿼터(2017년 기준 74%)를 인정받은 것은 다행이다. 나머지 30% 물량에 대해서는 수출 제약을 받는 만큼 일부 피해는 불가피하다. 철강업계는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관세 면제를 환영하면서도 수출 쿼터 확보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 정부의 발표는 당초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내놓은 3가지 권고안에 비하면 전향적인 결과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16일 △모든 국가 대상 24% 관세 △12개국 대상(한국포함) 53% 관세 △2017년 수출대비 63% 쿼터 설정의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낸 바 있다. 최악으로 평가 받던 53% 관세와 차악이었던 24% 관세 모두 면제돼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쿼터도 권고안(63%)보다 높은 수준으로 협상됐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캐나다와 브라질에 이어 대미 철강수출 3위국이고, 중국산 철강재 수입 1위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가장 먼저 면제협상을 마무리 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가장 먼저 관세 유예국으로 지정됐던 캐나다와 멕시코도 아직 관세 면제 협의 중이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 중 미국 비중은 약 11%, 쿼터 설정으로 제약된 물량은 2017년 기준 3% 수준으로 미국 철강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양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정용강관 등 일부 품목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품목별로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판재류는 2017년 대비 111% 쿼터를 확보했다. 강관류 쿼터는 지난해 수출량 대비 큰 폭 감소가 예상된다. 강관 미국 수출은 2015년 149만톤, 2016년 94만톤, 2017년 203만톤을 기록했다. 쿼터 적용시 104만톤이다.

수출물량 감소에도 미국 철강 수출액 감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의 철강재 가격 상승이 현실화했고, 여타 수출국에 25% 관세 부과시 추가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 업계는 안도와 함께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입장문에서 “미국이 당초 제한한 것보단 양호한 결과를 얻었지만, 더 많은 쿼터를 확보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온전히 성사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밝혔다.

국가면제라는 결과를 얻어낸 만큼 추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철강업계는 후속조치로 대미 철강수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미국의 안보 및 통상 우려를 불식시켜 대미 철강수출 제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철강통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철강통상대응 체제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정부 대미 협상채널을 통한 쿼터 조건 완화 노력을 당부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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