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중 무역전쟁, 전자부품 업계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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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자부품 업계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예의주시했다.

과거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이 직접 중간재를 만들면서 한국과 직접 경쟁을 벌인다.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여전히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자국 생산을 유도하는 것이 대표 예다. 카메라 등 모듈 산업은 이미 중국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높다는 분석도 있다

전자부품업계는 양국 무역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면서도 이같은 이유로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양국의 무역전쟁 혹은 미국의 무역제재가 한국 수출 1위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옮겨와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메모리 반도체는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이 모자라 서로 달라고 아우성인데 G2(미국·중국)이 제 살을 깎아먹으면서까지 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호들갑스럽게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른 무관세품목이다. 1996년 1차 협정에 이어 2015년 2차 확대 협상 타결로 무관세 대상 품목이 늘어났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WTO 국가 전체를 상대로 협상을 파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도체 가운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관세를 물리는 품목이지만 전체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으로의 직수출 비중은 크지 않다.

KDI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액 10% 감소 정도가 각각 우리 경제의 큰 위기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연한 자세로 인도 등 수출시장 다각화를 통해 잠재 위험을 분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V, 스마트폰 등 주력 완성품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중국의 대 미국 수출이 감소한 자리를 한국 기업이 파고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겼다. 가능성은 적지만 중국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애플 아이폰에 관세를 물릴 경우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에 TV와 가전제품 전진 생산 기지도 운용 중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