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로운 임대료 조정안을 내놨음에도 업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제2여객터미널 오픈에 따른 면세점 임대료 조정 관련, 사업자 의견을 고려해 매출액 감소율을 적용하는 안을 추가 제안했다. 30% 임대료 인하율을 우선 적용한 뒤 정산 시 일정 기간 동안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따져서 돌려주는 방식이다. 면세점 업체는 새로운 추가안과 기존 27.9% 인하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앞서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항공사의 여객분담률 27.9%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일괄로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이용하는 항공에 따라 이용고객의 객단가가 달라진다며 30% 이상의 임대료 인하를 주장하며 갈등이 깊어졌다.
면세업계는 추가안이 강경하던 공항공사가 한 발 물러선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별 대화없이 일방적으로 방안이 통보된 것에는 여전히 불만이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공사는 청와대와 정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당사자인 업체와 대화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사가 제기한 추가안에 대한 불만도 계속됐다. 매출액 감소율을 전년도와 비교해 계산하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면세업계는 입점 후 사업이 안정되고 공항 이용객이 늘어나 매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입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인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올해는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30% 임대료 인하율을 적용한 뒤 차후 전년대비 매출액 감소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 추가안을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사업자들에게만 한정해 보낸 것도 앙금을 낳았다. 지난 21일부터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임대료 항의 집회를 연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은 공문을 받지 못했다. 면세점 업체들에게 형평성을 강조해 온 공사가 스스로 형평성을 어겼다는 것이다.
SM, 엔타스 시티, 삼익 등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지난 21일 집회를 시작으로 공항공사가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집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의 꼼수 공약 남발이 계속되고 있다”며 “여론잡기식 언론플레이만 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를 가져 깔끔하고 정확한 합의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