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는 하반기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공개를 공식화했다.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중심으로 100~150인치 사이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B2B를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LED TV 공세를 준비한다. 마이크로LED를 둘러싼 양사간 경쟁전선이 B2B영역으로 확대된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올해 하반기 공개할 것”이라며 “시제품 제작은 지난해 이미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공개 시점을 올 하반기로 공식 언급한 셈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사이니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기업소비자간(B2C) 영역이 아닌 B2B 영역에서 사업을 벌인다. 100~150인치 사이 초대형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전망이다. 권 사장은 이달 초 열린 2018년형 TV 신제품 기자간담회에서 “100~150인치 사이는 다양한 솔루션이 있고, 마이크로LED도 그 후보가 되는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LED는 백라이트·컬러필터 없이 빛을 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다. 밝기·명암비·색재현력·블랙 표현이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우수하다. 크기·형태·해상도에 제약이 없어 100인치 이상 TV, 사이니지에 적합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올해 TV전략 한 축으로 꼽았다. 지난 1월 개최된 CES 2018에서 146인치 마이크로LED TV '더월'을 공개했다. 지난달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18'에서는 더 월 B2B버전 '더 월 프로페셔널'을 선보였다. 올해 B2B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일 뜻을 보였다.
B2C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던 삼성전자·LG전자가 마이크로LED를 매개로 초대형 B2B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한다. 최근 프리미엄 TV가 대형화하는 추세지만 B2C 시장에서 100인치대 제품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올해 출시 제품만 보더라도 삼성전자 QLED TV 중 가장 큰 제품은 88인치, LG전자 올레드 TV 중 가장 큰 제품은 77인치다. 100인치 이상 초대형 화면이 가정에 쓰이기엔 부담스럽고, 제품 운송도 쉽지 않다.
반면 B2B시장에서라면 마이크로LED는 100인치 이상 대형화면 구성에 유리한 마이크로LED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 마이크로LED는 블럭형 제작이 가능하다. 크기·형태·해상도에 제약이 없어 100인대 화면 제작에 적합하다.
양사 마이크로LED 경쟁이 100인치가 넘는 초대형 TV·디스플레이 시장 가능성을 타진할지 주목된다. 경쟁전선이 기존 B2C에서 B2B로 넓어지면서 기존 프리미엄 TV와는 다른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 시간이 오래 걸리고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제약 조건을 완화하면 침체기에 있는 TV·디스플레이 시장을 넓힌 동력이 될 전망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