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규의 'YOLO와' 쇼핑칼럼] 온라인 유통가, 오프라인과의 담을 허물다

Photo Image
고현규 케이그룹 대표이사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의 기본은 반드시 '어디에서'가 포함됩니다. 즉 환경에 따라 그 방법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한때 오프라인 판매의 두 번째 항로로 여겨지던 온라인 유통 방식은 대부분의 유통업계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기본이 됐습니다. 특히 판매 뿐 아니라 홍보, 이미지 메이킹, 신규 사업 개발에도 온라인에 무게를 두고, 이에 따른 연계 가능성을 판단해 사업을 펼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제가 10여 년 전 이마트의 상품 소싱바이어로 근무할 때만 해도 오프라인 유통이 기획의 핵심이었습니다. 물론 온라인 유통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였지만, 그는 기본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이자 오프라인 성장을 위한 대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인 생필품을 시작해 고급 제품들까지 다양한 제품을 온라인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돼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온라인 최저가 경쟁은 물론 홈페이지 UI(유저 인터페이스)부터 배송 마무리까지 온라인 소비자 패턴에 최적화된 형태의 사업구조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Photo Image
온라인 빅 쇼핑몰 스타일난다의 오프라인 매장.

그러던 와중에 지난해부터 새로운 현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과거 유통 중심축이었던 오프라인 영역에서 온라인으로 진출했던 것처럼, 온라인에 기반을 둔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3월 6일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상담하고,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인 '중국소비재시장 진출 설명회(주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에서 케이그룹의 대표로 참석한 저는 알리바바그룹(타오바오·티몰)·절강홈쇼핑·하이즈왕(중국 역직구 전자상거래) 등 현지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의 거대 온라인 기업들이 기본 영역인 온라인 채널을 넘어 오프라인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것입니다.

Photo Image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중국소비재 진출 설명회 주요 참석자들의 모습.

일례로 미니 면세점 프렌차이즈 떠우니카이신 등을 운영하는 길림성 연변자치주 기반 O2O플랫폼 사업자이자 저희 케이그룹의 중국 파트너사인 즈마카이먼은 물류회사인 STO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로 저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들이 낸 아이디어는 물품배송이 택배집하소까지만 전달되는 중국의 사정을 십분 활용, 사람들이 모이는 집하장에 한국제품 샘플을 진열하고 이 가운데 하나를 골라 휴대전화로 결제하면 2~3일 내에 해당집하장으로 상품을 보낸다는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이는 연변 자치주에서만 하루 70만 건에 이르는 STO 물류처리량에 따라 기본적인 상품 노출효과가 엄청나다는 점과 함께, 기존 편의점 매장의 공유를 통한 배송원가 절감과 새로운 수익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택배사와 편의점 측의 상호이익점이 발생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오프라인 진출 모습은 징동,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온라인 상거래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기업을 인수투자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마련된 소비자 빅데이터에 기반한 판매전략 수립과 함께 보험 등 생활서비스와의 연계까지 추진하면서 지속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Photo Image
2018 중국소비재 진출 설명회에서 사업영역을 소개중인 고현규 케이그룹 대표이사.

생각해보면, 오프라인으로 뻗어가는 온라인의 행렬이 비단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대표 이커머스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도 온라인의 오프라인 진출을 설명하는 좋은 예입니다.

아마존은 다소 비싼 유기농 신선식품을 오프라인 판매하던 홀푸드를 인수합병해 세계 경제뉴스 코너를 달구는 가 하면, 편의점 '아마존고(Amazon Go)' 론칭을 통해 계산대에서 바로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과 함께 즉석 조리 식품 판매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세계적인 이커머스 기업으로서의 행보가 아니라, 글로벌 영역 전반의 이커머스 기업이 갖는 고민을 직접 해결하고자 나선 모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반응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티몬'은 이달 중 위례신도시에 '티몬 팩토리'를 처음 오픈합니다. 이는 2016년 위메프가 처음 시도했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가 아닌 상설매장 형태의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통해 ‘온라인 최저가보다 10% 저렴한 제품’을 강점으로 내세울 예정입니다.

Photo Image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티몬 팩토리 매장의 모습.

신세계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 테마파크'라는 기본 구상으로, 그룹 내 온라인 몰을 통합해 관리하면서도 오프라인으로 고객들을 맞이할 수 있는 모습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망라한 이커머스 업계의 오프라인 진출현상은 흔히 'O4O(Online for Offline)'라 부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성만 치중했던 'O2O(Online to Offline)'를 넘어 온라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서비스 개선 등으로까지 뻗어나가는 것을 일컫습니다. 이는 곧 온라인과 오프라인 내에서 개별적으로 우위다툼을 해오던 이커머스가 온·오프라인 복합형태로 진화하면서 서로 경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를 포함해 기업가들은 호텔, 식품, 가구 등 동시다발로 여러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쟁의 현실 속에서 사업자가 얼마나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사업자는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밀고 들어오는 온라인 사업자와의 대결을 코 앞에 두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어떻게 찾고 지켜낼 수 있을지 빠르고 깊게 고심해야 합니다. 유통은 살아있는 생태계로서 항상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소개/고현규

현재 트랜드코리아(Trend Korea)사이트를 운영중인 이베이 소싱 에이전시 케이그룹 대표이사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 졸업, 연세대 유통전문가 과정수료, 이마트 상품 소싱바이어, LG패션 신규사업팀, 이베이 코리아 전략사업팀 등에서 근무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