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북미정상회담 3대 관전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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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만 해도 '핵 단추'를 두고 설전을 벌였던 것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대반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이정표에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 예정대로 5월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새 국면으로 진입한다. 하지만 미국 내 정치 상황이나 북한의 향후 행보, 국제 사회 분위기에 따라 회담 성사 여부가 유동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일에 쌓인 '비공개 특별메시지', 언제 뚜껑 열리나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초청 제안과는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정부 고위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언론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달라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전해듣고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만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서로의 신뢰구축의 일환이자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었다”고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메시지를 전해듣고 김 위원장의 초청 제안을 곧바로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별메시지'의 구체적 내용은 함구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과의 거래(Deal)가 아주 많이 진행되고 있고, 완성된다면 세계에 아주 좋을 것”이란 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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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현지시간 8일 오전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출처: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인권개선 의지를 표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3명에 대한 '석방카드'가 전달됐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외에 김 위원장이 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고 한반도의 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섣부른 해석 및 추측을 경계했다. 특별메시지는 북미대화가 성사됐을 때 자연스레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첫 회담 장소 후보는 어디가 될까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인 만큼 만남 장소에 대한 관심도 높다. 북미 정상회담이 평양 또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것이 의미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과 김 위원장의 방미 어느 쪽도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이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과 제 3국인 스위스, 스웨덴 등이 회담 후보지로 거론된다.

판문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날씨 때문에 가지 못한 곳이다. 다음달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앞두고 있어 자연스레 후보지로 여겨진다. 스위스는 김 위원장이 유년시절 유학했다는 점과 중립국으로서 강점이 있다. 스웨덴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가까운 미래에 방문할 것이라는 현지 신문 보도가 나오면서 회담 개최 장소로 급부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북한 대화를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는 '평화의 섬' 제주가 최적지라며 추천했다.

우리측 정부 관계자는 “이미 가동 중인 남북 실무접촉 경로와 함께 조만간 북미 실무 채널이 개설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결정된 것은 없으나 한국에서 여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판문점의 경우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과 미국 양쪽이 당사자기 때문에 우리는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요 의제 주목 속 유동적 변수 많은 북미대화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도 관심사다. 한반도 최대 과제인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유력하다. 북측의 실질적 비핵화 노력과 비핵화 방법론, 한반도 안보 위기를 풀어내기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연합군사훈련, 평화협정, 북한 내 미국인 억류 석방 문제 등도 포괄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우리측 특사단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북미대화 의제로 비핵화를 비롯한 민감 사안을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비핵화 관련해 가장 큰 변수는 북한과 미국 간 입장 차다. 미국은 북한과 만남에 앞서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북한의 '핵동결' 입장에 만족하지 않고 '핵폐기'를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느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냐가 북미정상회담의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제기한 북한 인권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시켜 대북압박 강도를 높였다. 현재 북한에는 미국인 3명, 한국인 6명이 억류돼 있다. 이들에 대한 석방과 대북제재 완화 등이 협상교체 카드로 나올 수도 있다.

북미정상회담까지 남은 두 달은 살얼음판이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추진하다 불발됐다. 그때와 상황이 다르지만 회담이 좌초될 유동적인 변수는 여전히 많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표> 첫 북미정상회담 3대 관전 포인트

<<표> 첫 북미정상회담 3대 관전 포인트>

<표> 첫 북미정상회담 3대 관전 포인트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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