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미국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북측이 밝힌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북미대화 용의를 트럼프 정부에 전달하고 북미가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정 실정과 서훈 원장이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미국측 고위 관계자와 세차례 면담하는 등 2박4일 간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10일 오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위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아직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단계까지 와있지는 않다”고 부인했다. 미국 측에 전달할 북한의 구체적인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 전달한 북한의 메시지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기 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진정성과 의지를 전달하는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측 인사들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첫 일정으로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안보·정보당국자들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전에는 백악관에 들러 북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 측에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직접 설득할 예정이다. 백악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세부 일정을 미국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귀국 후 미국에 이어 정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서 원장은 일본을 각각 방문해 방북 결과를 추가 설명할 예정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낼 방침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