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 위메프, 티몬 3사의 누적 적자가 지난해 말 기준 2조원을 넘었다. 대규모 배송 인프라 확충 및 사업 모델 다각화 경쟁이 격화하면서 경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시장 점유율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에서 수익보다는 외형 확대 전략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사는 변함없이 공격 경영에 들어간다.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대규모 비용을 계속 쏟아 붓는 치킨게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위메프, 티몬은 지난해 각각 5000억원, 500억원, 1100억원 안팎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3사 합계 총 6600억원 규모다.
3사는 지난 2015년 총 831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5652억원(쿠팡), 636억원(위메프), 1585억원(티몬)으로 7873억원 적자다.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영업 손실만 2조2000억원을 넘었다. 3사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1109억원)과 2014년(1751억원)분을 포함하면 무려 2조5000억원 이상 손실이다. 3사는 이르면 다음 달 각각 지난해 실적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다.
쿠팡은 주력 서비스인 '로켓배송' 물류센터 관리·유지비와 인건비 비중이 영업 손실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로켓배송은 연 매출 가운데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로켓배송과 오픈마켓 서비스 '아이템마켓'에 투자한다.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기업 홍보에도 힘을 쏟는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최근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인터뷰에 등장, 쿠팡을 '한국 아마존'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끌어낸 바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500억원대로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2015년 1424억원에서 2016년 636억원, 2017년 500억원 안팎으로 매년 적자를 줄이며 선방했다. 현재 흐름을 이어가 2010년 이후 등장한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손익분기(BEP)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위메프는 2018년 한 해 외형 성장과 손익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집중한다. 그동안 보수 형태로 접근한 투자 유치를 올해부터 적극 추진,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나선다. 위메프는 최근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티몬은 올해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30% 줄이는 사업 계획을 세웠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직매입 판매 서비스와 온라인 방송 콘텐츠 및 쇼핑을 결합한 미디어 커머스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 사업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치솟는 투자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한익 대표를 필두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쇼핑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한 번 밀리면 무너진다'는 인식이 있어서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외형 성장과 함께 재무 건전성을 염두에 둔 경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쿠팡·위메프·티몬 최근 3년간 영업손실 추이(단위 억원)
자료:업계 취합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