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 6.13 지방선거]'굳히기' vs '대역전'…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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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르는 첫 선거다. 결과가 정치권에 미칠 영향은 '메가톤'급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정부, 여야에 대한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정당별 성적표에 따라 정계 개편 후폭풍의 강도도 결정된다. '여당 우세' 관측이 따르지만 판세를 뒤엎을 변수가 즐비하다.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굳히기? 대역전?

6·13 지방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를 점치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안정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 수준인 20%대에 머문다.

상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야권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상화폐, 서울 강남권 부동산 상승, 최저임금, 남북관계 등 정치·외교·경제·사회 국정 전반에 거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주장했다.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지지율도 출렁였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9곳 당선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서울·광주·대전·세종과 함께 강원, 충남·북, 전남·북 수성이 일차 목표다. 추가로 2개 지역 이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내심 '9+알파(α)'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전통의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 경북, 부산 등지를 사수하는 동시에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에서 선전해 여당과 균형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영남 광역단체장 5곳을 석권하는 등 최소 6곳 이상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수로 열세에 놓일 수 있지만 거점 지역과 전략 지역에서 선전하면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 6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봤다. 남은 기간 인재 영입 결과에 따라 여당과의 격차가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깜짝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 잡기를 목표로 서울 등 수도권과 영·호남에서 각 1곳씩 획득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타 지역에서도 선전한다면 정당 득표에서 한국당을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울·경기 대권 잠룡 대결

여야의 수도권 대결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불리는 '잠룡'이 맞붙을 가능성이 짙다.

서울시장 후보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에선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항마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현 바른미래당 소속)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당시 지지율 5%에 불과한 박 시장을 지원하며 출마를 포기했다. 박 시장은 본선에서 50%를 넘기며 압승을 거뒀다. 박 시장과 안 전 대표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최고의 빅 매치가 성사된다.

박 시장은 우선 당내 경선을 넘어야 한다. 민주당의 민병두, 박영선, 우상호, 전현희 등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여당 중진 의원들이 대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박 시장의 경선 통과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서울시장 후보 영입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진척이 없다. 김용태·나경원 의원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경기지사를 두고는 민주당은 이재명 성남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전해철 의원 등이 경쟁한다. 한국당은 최근 복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로 후보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더 이상 안방은 없다' 영·호남의 선택은?

영·호남이 어느 정당의 손을 들어 줄지도 관심사다. 한국당이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부산에서 안방을 사수할지에 눈길이 쏠린다.

경남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못지않은 빅 매치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과 홍준표 대표의 분신으로 불리는 윤한홍 의원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시장,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시장에 각각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한국당 보수의 심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그림이다. 한국당은 서병수 현 시장을 다시 내세워 부산을 사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 권영진 현 시장이 수성에 나선다.

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 서로 안방이라고 자처하는 호남 표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지만 개별 후보 간 대결에선 야권이 밀리지 않는다.

광주시장을 놓고서 민주당에선 윤장현 현 시장,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강기정 전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 등 집안싸움이 볼거리다.

전남지사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이개호 민주당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이 도전장을 낼 경우 접전이 예상된다. 전북지사는 송하진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고 정동영 민평당 의원,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나서는 등 3파전 가능성이 있다.

영호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각 정당의 운명이 이곳 민심에 따라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부진하면 8월 당대표 경선에서 쇄신의 바람을 피할 수 없다. 내각·청와대 참모진 교체 목소리가 높아지고, 당내 비문재인계의 부상이 예상된다. 야권이 패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보수 통합과 민주당-민평당 간 진보 통합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6.13 지방선거 5대 관전포인트>

[D-100 6.13 지방선거]'굳히기' vs '대역전'…관전 포인트는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