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TV용 OLED 개발조직 재가동…차세대 연구 스타트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개발(R&D)을 재개한다. 부사장급이 총괄하는 대규모 조직을 가동한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의 가세로 액정표시장치(LCD)가 주축인 TV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 중심으로 재편될 지 주목된다.

다만 삼성은 OLED보다 진화된 자발광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개발을 최종 목표로 삼아 OLED를 건너뛰고 QLED로 직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2일 업계와 학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300~400명 규모의 잉크젯 프린팅 OLED TV 개발 조직을 꾸린다. 대형 TV를 개발하는 LCD사업부에서 새 역할을 수행한다. LCD사업부장(부사장)이 새 사업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직은 대형 옥사이드(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개발도 함께 수행한다. 삼성은 2013년에 출시한 RGB 방식의 OLED TV를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 기반으로 개발했다. LTPS는 고해상도 구현에 유리해 주로 스마트폰 등 중소형 패널 기판 기술로 쓰인다. 삼성은 당시 LTPS 기술을 대형에도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LG디스플레이와 동일한 옥사이드 기반으로 대형 패널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세대 증착 기술로 꼽히는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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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2년 10월 발표한 LTPS TFT 기반의 RGB 방식 55인치 OLED TV.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와 별도로 자체 연구소에 차세대 TV 기술을 연구할 테스크포스(TF)도 다음 달 초 발족할 예정이다. 연구소 내 차세대 개발 담당 임원이 조직을 책임진다. QLED 및 마이크로LED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검증하고,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로드맵을 만든다.

삼성이 착수한 잉크젯 프린팅 TV 기술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준비하는 방식과 다르다.

삼성은 OLED와 퀀텀닷을 모두 프린팅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청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적색 퀀텀닷과 녹색 퀀텀닷을 잉크젯 방식으로 프린팅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를 'QD-OLED'라고 부른다.

삼성은 궁극으로 이 기술을 QLED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QLED는 적·녹·청 퀀텀닷이 스스로 발광하는 구조다. 반면 현재 중간 단계로 개발하고 있는 'QD-OLED'는 청색 퀀텀닷 재료의 수명과 성능이 아직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청색 OLED로 대체한다. 적·녹색은 퀀텀닷을 사용한다. 적·녹색 퀀텀닷을 컬러필터로 구현하는 방식도 연구했지만 잉크젯 프린팅을 사용하면 컬러 필터 없이 화소를 인쇄할 수 있어 효율이 더 좋다.

LG디스플레이도 잉크젯 프린팅 공정의 OLED TV 패널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RGB 화소를 각각 인쇄하는 것은 삼성과 동일하지만 퀀텀닷은 사용하지 않는다. 삼성은 최대한 QLED와 근접한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퀀텀닷과 OLED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고안하면서 동시에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적색과 녹색 퀀텀닷 재료는 상용화에 근접해 수명과 효율성이 높아졌다. 반면에 청색 퀀텀닷은 청색 OLED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이 잉크젯 프린팅 TV 기술을 확보하면 OLED보다 진화한 QLED 양산도 가시화한다. 퀀텀닷 재료가 액체 형태여서 프린팅에 더 적합하고 OLED와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잉크젯 프린팅 QD-OLED 양산을 안정화한 뒤 추후 퀀텀닷 재료 성능이 갖춰지면 바로 QLED 양산을 시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프린팅 방식 OLED TV 사업에 시동을 건 것은 대형 패널 사업 공백을 줄이고 QLED 사업을 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중소형 OLED가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앞선 중소형 OLED 기술로 시장 선점에 성공했지만 대형 패널은 아직 LCD에 머물러 있다. LCD는 중국 업체가 추격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는 2021년 또는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중에 관련 투자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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