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세금 부담을 낮춘다. 중견기업 수출 금융을 확대하고, 혁신성장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서울 마포 중견기업연합회를 방문해 강호갑 중견련 회장 등 중견기업인 9명과 현장소통 간담회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우리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작년 말부터 현장소통 간담회를 열고 있다. 중견기업계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부총리가 중견련을 직접 방문한 것도 김 부총리가 최초다.
이날 중견기업인은 초기 중견기업 세 부담 완화, 중견기업에 대한 정책지원 확대, 수도권 소재 중견기업에 대한 공장 증설 허용 등을 건의했다.
김 부총리는 “중견기업이 중소기업 졸업 후 겪는 세 부담을 완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진출 역량이 큰 중견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 확대,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2018년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초기 중견기업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동반성장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운영·제도개선 방안을 반영한다.
중소기업 몸집이 커지면 각종 세금 혜택이 사라지는 등 정부 지원이 축소되는 문제 때문에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 부총리는 “건의 과제는 특단의 신속한 대책과 중장기적 구조개선을 통한 투트랙 정책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산업분야를 창출하거나 고용·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은 종합적 규제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이 아닌 기업 생태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인프라 조성, 제도개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국내 기업, 경제, 산업생태계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다”며 “(최근 분위기가) 경제보다는 정치 과잉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를 위한, 기업을 위한, 산업을 위한 정책이 제때에 추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중견련은 이날 중견기업의 올해 신규 고용·투자계획, 상생협력 확산방안 등을 공개했다.
중견련이 394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만1431명 신규채용, 4조3297억원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는 22일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근로환경 개선, 협력사와 공정거래를 통한 상생협력, 투명·준법경영 등을 골자로 한 '중견기업인 책임경영 선언'을 발표한다.
한편 김 부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제너럴모터스(GM)와 관련 “한국GM 경영정상화 협의에 신실하게 임하겠다”며 “경영정상화 계획을 보고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설 연휴 직전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한국GM 지원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GM 관련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열 것이냐는 질문에는 “실무적으로 협의 중인데 필요하면 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