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지문인식폰' 中이 먼저 뛴다…삼성은 올해도 불투명

버튼이 없어도 스마트폰 화면 터치만으로 사용자 지문을 판별하는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비보가 세계 최초로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을 구현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중국의 또 다른 복수의 스마트폰 회사들이 상용화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제품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은 연내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 도입이 불투명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보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H사와 G사가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지문 인식 센서와 모듈, 디스플레이 제조사까지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구현에 필요한 부품공급망(SCM)을 구축했다.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문 인식 센서와 모듈을 OLED 패널과 조립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화면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 모양을 분석하기 때문에 물리 형태의 버튼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스마트폰 전면을 한결 매끄럽게 디자인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 크기도 더 늘릴 수 있다. 풀스크린 스마트폰 구현에 필수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그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과 품질, 수율 등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중요한 전환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보가 이달부터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을 구현한 스마트폰(모델명:X20플러스)을 판매하면서 제조사 간 기술 경쟁이 불을 붙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비보에 이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H와 G사는 본사를 중국 선전에 두고 있으며, 글로벌 10대 스마트폰 기업에 꼽힌다. 부품 구매로 이어져서 시장이 급팽창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사정을 잘 아는 부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계가 광학 방식 센서를 이용해 양산을 개시했다”면서 “움직임이 빠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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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구현한 중국 비보의 X20플러스(출처: 비보 홈페이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적용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략폰인 갤럭시S9은 물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9(가칭)에도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 생산량이 연간 수천만대에 이르기 때문에 검증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은 구동 방식에 따라 △정전 용량 방식 △광학식 △초음파로 나뉜다. 정전 용량 방식은 지문 굴곡에 따른 정전 용량 값의 차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광학식은 지문 굴곡에 따른 빛 반사 정도(음영)로 지문을 파악한다. 초음파는 초음파 반사 정도로 지문 형태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관련 부품 업체는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이 차세대 스마트폰 핵심 기술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연구해 왔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속속 채택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진영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광학 방식을 연구해 온 시냅틱스는 비보에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센서 공급을 성사시켰다. 광학 방식은 시냅틱스 외에도 중국 구딕스, 대만 이지스테크놀로지 등이 개발하고 있다. 정전 용량 방식 기술은 국내 크루셜텍이 준비하고 있다. 크루셜텍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5.5인치 풀스크린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초음파 방식 지문 인식 기술은 미국 퀄컴과 국내 부품 업체 베프스가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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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틱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센서가 동작하는 구조. 디스플레이 배면에서 화면 위 지문을 감지한다.(자료: 시냅틱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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