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소재부품에서 길을 찾자]8410억 규모 국책과제로 메마른 인력양성 해갈 기대

국내 디스플레이 후방 산업은 인력 부족, 연구개발 역량 부족, 폐쇄적 생태계 환경이 고질로 지적돼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끄는 1등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관련 후방 산업에서 시장을 장악한 국내 기업은 거의 없다. 일본이 성장을 주도한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한국이 상용화를 이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디스플레이 무게 중심이 이동했지만 여전히 후방 산업에서 한국 경쟁력은 취약하다고 평가받는다.

국내 디스플레이 후방 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면 전체 한국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이 뿌리부터 흔들리기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 등을 위해 8410억원 규모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을 꾸렸다. 이 사업이 최종 통과되면 디스플레이 후방 산업을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 인프라 조성과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을 7년간 추진하게 된다.

이 사업은 중소·중견 규모가 대다수인 디스플레이 후방 기업이 차세대 기술을 선행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대학 전문 인력을 양성하도록 꾸려질 예정이다. 주로 중소·중견기업과 대학이 참여해 주도하므로 이번 예비타당성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매년 규모가 줄어들었던 국가 연구개발 과제가 다시 늘어나 인력 양성에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예타사업은 혁신 소재, 공정장비,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공정과 소재를 대체하면서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혁신 공정장비와 소재를 연계해 개발할 계획이다. 프린팅, 롤투롤 기술, 초미세패턴 형성 등을 위한 공정 장비를 마련하고 이에 맞는 소재를 합성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 소재와 장비를 연계 개발해 조기 상용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

감정을 전달하거나 촉감으로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지능형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타 산업 혹은 주위 환경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응용 디스플레이 등 융·복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다양한 모양과 방식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구동 기술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OLED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후방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혀 새로운 미래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나선다.

정부는 이번 예타 사업에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수 년간 지적돼온 문제고 업계에서 꾸준하게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데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인력 양성에 힘을 싣고 있어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크다.

박영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국책 연구개발 과제가 늘어나면 참여하는 대학 연구자가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고 중소기업이 부족한 연구개발 여력을 보완할 수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후방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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