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테크2018]CNT·그래핀 이어 뜨는 '나노 셀룰로오스'...나노기술 전방위 침투

10억분의 1m 단위 소재를 제어하는 나노 기술이 생활용품에서 산업과 의료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차세대 나노 소재로 주목받은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에 이어 나노 셀룰로오스(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CNF) 상용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나노 셀룰로오스는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나노 수준으로 분해한 고분자 물질이다. 복합소재로 만들면 가볍고 강도가 높아지는데다 친환경적이어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기대된다. 세계에서 나노기술 경쟁력이 가장 앞선 일본은 2030년 나노 셀룰로오스 관련 시장을 30조원 규모로 전망하며 중점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주 폐막한 세계 최대 나노기술 종합 전시회 '나노테크 2018'에는 나노 셀룰로오스 특별관과 특별 심포지엄이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마쓰이 다카히로 나노테크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일본은 국토에서 삼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원료가 풍부하고 현재 7~8개 업체가 공장을 건설하며 본격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1㎏에 5만원 정도인 카본파이버 강화플라스틱(CFRP) 대비 나노 셀룰로오스는 4배 정도 비싸지만 가격이 CFRP 수준으로 내려가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hoto Image
나노테크 2018 전시회에 마련된 나노 셀룰로오스(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CNF) 특별관 <사진=전자신문>

CNT와 그래핀도 경량화 재료, 고성능 첨가제,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소재, 각종 응용제품으로 활용도가 다양해졌다. 높은 가격이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CNT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싱글월 CN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옥시알은 1㎏당 3000달러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 멀티월 CNT 상업 생산을 시작한 LG화학도 응용 제품을 들고 나왔다. 일본 니타는 CFRP 표면에 CNT를 결합해 강성을 1.5배 향상시킨 산업용 고강도 소재를 선보였다. 국내 업체인 멕스플로러는 비산화 그래핀 응용제품을 전시했다.

Photo Image
LG화학이 나노테크 2018에서 선보인 다양한 카본나노튜브(CNT) 응용 제품 <사진=전자신문>

올해 나노테크는 '소사이어티5.0 실현에 기여하는 나노 기술'을 주제로 열렸다. 소사이어티5.0은 독일 인더스트리4.0 범위를 일상생활까지 확장시킨 개념이다. 이에 맞춰 NEC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겨냥해 나노스위치로 전력 소모를 최대 10배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나노브리지'와 각종 센서 제품군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일본 국립재료연구소(NIMS)는 CNT를 활용해 전도율을 높이고 무게를 줄인 포름알데히드 측정 센서와 유독가스 감지 센서를 구현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대면적 인쇄 기술을 활용해 만든 3단계 감압 인식 스트레처블 센서를 부착한 로봇을 앞세웠다.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는 나노 단위 실버 플레이크를 만들어 5배 늘려도 전도성이 유지되는 스트레처블 소재를 선보였다.

Photo Image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나노테크 2018에서 선보인 스트레쳐블 센서 부착 로봇 <사진=전자신문>

팔라듐 나노입자로 과일 부패를 막는 스프레이, 나노 기술로 지속시간을 늘린 아로마 오일, 나노 소재 기능성 섬유 등도 나노 기술 활용 사례다. 함께 열린 3D프린팅 박람회에서는 그래핀이나 나노 셀룰로오스 등을 결합해 강도를 높인 플라스틱 소재가 소개되는 등 이종산업과 융합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조진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나노융합 PD는 “일본은 기존에 나노 기술에 대한 과시 위주의 전시 행태를 보였지만 올해는 제품화할 수 있는 생활 관련 나노 기술이나 판매할 수 있는 제품 위주의 실용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일본)=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