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고효율 발열섬유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열선이나 전도체 코팅이 아닌 섬유 자체에서 열을 발산하는 신기술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이동윤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이하 연구팀)이 '고효율 금속섬유전극 직조 유연 면상발열체' 기술을 개발, 관련 기업에 이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유연성이 뛰어나고 발열을 제어할 수 있는 웨어러블 발열옷감을 제조할 수 있다.
연구팀은 50마이크로미터(μm)급 미세 스테인레스강 섬유와 바잘트(현무암 섬유)로 천을 짜고, 이 천에 특수 폴리머 및 세라믹 소재를 첨가해 새로운 발열 옷감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금속이나 세라믹 소재를 이용해 발열 옷감을 직조하는 기술은 국내외에서 처음이다.
기존 열선(선상발열)을 이용한 옷감은 충격이 가해지면 열 과부하나 열선이 끊어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
반면 금속섬유 발열옷감은 질기고 유연성이 뛰어나 구기거나 접어도 발열 기능을 유지한다. 기존 니크롬선이나 탄소발열체, 나노 발열체 등이 아닌, 전도성 금속전극실로 발열옷감을 직조했기 때문이다.
이 발열옷감은 일부 전극실이 손상되도 발열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세탁 후에도 발열특성을 유지한다. 이상 발열로 인한 화재나 화상 위험도 없다. 옷감 전체에서 고르게 열이 발생하는 열효율도 높아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로 8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옷감처럼 재봉과 재단은 물론 난방용, 의료용, 자동차용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KERI는 양산형 제작 공정, 의류 부착용 소형 전원장치, 전극 용접기술 등을 창민테크론에 이전해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과 창민테크론은 최근 발열조끼와 목도리, 모자 등 시제품을 제작한데 이어 올 상반기 중 상용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윤 책임연구원은 “시장 니즈에 맞춰 페인트 등 이물질이 많이 묻어 반복 세탁이 필요한 야외용 작업복, 안전복 등에 우선 적용하려 한다”면서 “향후 발열 파카, 발열 헬멧, 발열 장갑 등 발열기능이 필요한 각종 스마트웨어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