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열(Battle Royale)은 원래 프로레슬링 경기 룰을 설명하는 단어다. 여러 명의 선수가 링 위에서 최후의 1명이 남을 때까지 대결하는 방식이다.
배틀로열은 2016년에 펍지가 만든 '플레이어언노운스: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에서 흥행하며 게임 시장의 메인 장르로 발돋움했다. 이 게임에서 배틀로열은 원래 어원의 뜻대로 최후의 1인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배틀그라운드는 제한된 섬에서 이용자 100명이 자원과 무기를 수집해 가며 생존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고, 흔치는 않지만 그저 숨어 있는 것만으로 승자가 될 수도 있다.
게임에서 살아남거나 탈락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일쑤다. 이런 장면들을 모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으며 장르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게임업계는 모바일, 온라인, 콘솔 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배틀로열 장르 게임을 쏟아 내고 있다.
가짓수로는 중국이 독보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텐센트는 아예 펍지와 계약,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있다.
배틀로열 장르는 e스포츠의 판도도 바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e스포츠는 주로 전략(RTS)이나 1인칭슈팅(FPS)게임 위주로 성장했다.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중계가 필수였다.
그러나 배틀로열 게임 중계는 마치 골프 중계를 보는 듯한 정태 구도의 화면 구성과 진행을 보여 준다. 이 때문에 e스포츠를 꿈꾸는 배틀로열 게임들은 경기 방식을 1인 플레이가 아닌 팀 단위 경쟁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