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위권 게임사 매출이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덕분이다. 주력 상품으로 시장을 넓힌 게임업계는 올해부터 치열한 성장 한계와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게임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게임사 2017년 연간 매출 합이 최대 6조4000억원에 이른다. 넷마블게임즈가 2조4000억원, 넥슨이 2조3000억원 엔씨소프트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이는 2016년 3사 합인 약 4조4000억원에 비해 45%p 성장한 수치다.
3사 성장 배경에는 모바일 MMORPG 선전이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지난해에만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리니지M'은 반년 사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MMORPG는 한국 게임산업 주력 상품이다. 엔씨소프트, 웬젠, 위메이드 등 1세대 개발사들이 MMORPG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등 캐주얼 게임 업체들도 끊임없이 MMORPG 개발과 서비스에 도전했다. 충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장기 흥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요 게임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MORPG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40% 이상 덩치를 키웠지만 성장률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경쟁이 치열한 내수 시장만으로 파이를 늘리기 어렵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레볼루션'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자사 주요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로 재해석한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이카루스' '세븐나이츠' 등 유명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재출시할 계획이다. 펄어비스가 2월 출시를 예정한 '검은사막 모바일'도 올해 대형 흥행이 가능한 후보로 점쳐진다.
해외 시장 개척이 성장을 이어가는 열쇠다. 한국 게임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은 여전히 문이 잠겼다. 중국은 1월 실시한 올해 첫 외자판호(외국 게임 유통허가)에서 한국게임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사드배치 논란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1년 간 수출길을 막았다.
국내 게임업계는 일본, 북미, 유럽 등 다른 대형 시장에 눈을 돌린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일본과 북미에서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일본 시장에서는 상위권, 북미에서는 중위권을 차지하며 MMORPG 시장을 개척했다. 올해는 일본 시장 인지도가 높은 세븐나이츠를 MMORPG로 재해석해 내놓을 계획이다. 사업총괄 백영훈 부사장을 일본법인 공동 대표로 선임해 중책을 맡겼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에 기대를 건다. 원작인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은 북미와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해외진출이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관측된다. 컴투스 역시 세계 130여 개국에서 흥행한 '서머너즈워'를 MMORPG로 다시 내놓는다.
MMORPG 외에는 '배틀그라운드' 확산이 한국 게임산업 수출 성과에 중요한 변수다. 100명이 생존을 다투는 배틀로얄게임으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 성공을 기반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실시하고 온라인 MMORPG '에어' 시장 안착에 총력을 다한다.
표> 국내 게임사 2016년~2017년 매출 성장추이. 출처: 게임업계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