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 반도체 특수 현실화… TSMC 올해 매출액 두 자릿수 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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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메인이 내놓은 비트코인 채굴기 앤트마이너 S9. 이 채굴기에 200개에 가까운 16나노 전용 칩이 탑재된다. TSMC가 생산한다.

가상화폐 채굴 전용칩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계가 올해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액 성장 전망치를 10~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9%보다 높은 것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칩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이유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전용 칩 파운드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마크 류 TSMC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채굴 전용 칩을 포함한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하이퍼포먼스컴퓨팅(HPC) 분야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이자 채굴 전용칩을 디자인하는 비트메인이 TSMC 전체 수주량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관련 시장 성장세가 폭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3~5% 수주량은 연 매출 7조원이 넘는 엔비디아로부터 받는 수주 물량과 비슷한 수치다.

비트코인은 채굴 과정을 통해서만 발행된다. 암호 알고리즘을 풀어 특정 조건에 맞는 숫자가 발생하면 비트코인 일정량을 획득할 수 있다. 비트코인 암호 알고리즘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지정한 표준 해시 함수인 SHA-256이다. 채굴 전용칩은 채굴기 하나에 100~200개씩 탑재돼 이 함수를 전문으로 처리한다.

비트메인은 일찌감치 전용칩을 설계해 독자 채굴기에 탑재해왔다. TSMC 16나노 공정으로 칩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SMC뿐 아니라 이 칩을 패키징하는 JCET스태츠칩팩도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느라 최근 공장 가동률이 풀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러시아 비트코인 채굴 하드웨어(HW) 업체 바이칼과 채굴 전용 칩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 <본지 2017년 12월 22일자 1면 참조>

개발이 완료돼 이달부터 본격 양산한다. 공정은 14나노로 알려졌다. 바이칼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한 칩으로 신형 비트코인 채굴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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