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23일 앞둔 17일 충북 진천 선수촌을 방문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첨단 측위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아이스하키 경기력 분석시스템을 직접 시연했다.
문 대통령은 쇼트트랙 종목 선수단의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총감독을 비롯해 선수들과 올림픽 준비 상황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이어 남녀 아이스하키 훈련 현장을 방문,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등 선수단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스하키 경기력 분석 시스템(이하 분석 시스템)'을 시연했다. ETRI가 개발한 첨단 측위 기술 기반 분석 시스템은 경기장 내 선수 위치와 이동 상황을 분석해 경기자료로 활용한다. 위치 파악에는 경기장 내 배치된 카메라를 주로 활용한다. 선수의 몸에 부착된 센서를 더해 정확도를 높인다. 선수의 활동량, 속도, 가속도, 이동경로, 각 선수 간 거리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어 다양한 분석 데이터로 활용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존에 불가능했던 선수 운동능력 빅데이터화, 통계 분석이 가능하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존 시스템은 캠코더로 수동 촬영하는 방식이다. 분석도 수작업으로 이뤄져 빅데이터화나 통계 분석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시범 활용하고 있다.
한동원 ETRI 연구소장은 “개인 맞춤형으로 선수들에게 특화된 게 특징”이라며 “장비와 시설을 대한체육회에 이관해 지속 활용할 수 있고, 다른 분야 접목도 체육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TRI는 오는 26일 시스템을 대한체육회에 정식 이관한다.
문 대통령은 “아이스하키뿐 아니라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며 “선수들 개개인 모두가 열심히 하겠지만 여기에 4차 산업혁명 기술까지 뒷받침되면 더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 450명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 부상예방 프로그램 등을 담당하는 메디컬센터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훈련을 참관한 후 선수촌 식당에서 대표선수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은 “훈련 시스템을 IT와 접목해 체계적으로 과학화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세계적인 종합 선수훈련장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것처럼 앞으로도 그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체가 바로 금메달”이라며 “국민들께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함께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팍팍한 국민의 삶을 치유해 주는 '치유의 올림픽',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평화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