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직접 고객과 대면하지 않고 판매를 지원하는 '언택트(Un+Contect)' 마케팅이 뜨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늘면서 오프라인 고객 창구를 대신하는 온라인 고객센터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어려운 중소 규모 회사는 '카카오톡'을 대안으로 활용한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비과세 해외펀드 이벤트를 통해 가입한 계좌는 총 12만5000개, 4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해당 이벤트를 시작한 작년 9월 18일부터 14주 만이다. 지난해 해외주식형펀드 비과세가 일몰되면서 온라인으로 계좌라도 개설해두려는 이용자가 단기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펀드 가입 플랫폼 '펀드슈퍼마켓' 고객센터에는 평상시보다 5배가 넘는 문의가 들어온다. 오프라인 방문 고객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온라인 고객센터를 찾았다.
늘어난 고객으로 혼란을 겪을 수도 있었지만, 카카오톡을 활용한 상담톡으로 늘어난 고객을 소화했다. 온라인에서 1대1로 문의를 받고 답변을 다는 방식이다.
약 10여명의 고객센터 직원이 하루 최대 250여명의 고객 문의를 받았다. 이벤트 전에는 하루 30~50여명의 고객을 상대했다.
금융권 고객센터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업무 특성상 늘어나는 고객 문의에 따라 적시에 대응 인력을 투입하기 어렵다.
김승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주요 고객층 나이가 30~40대 남성인데, 이들은 온라인 사이트로 가입하고 카카오톡으로 금융상품 등을 물어보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며 “메신저 특성상 여러 고객을 동시에 응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마케팅은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뜻한다. 키오스크나 챗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까다로운 금융투자 상품 상담을 AI기반 챗봇이 전면 대체하기는 어렵다. 질문 수준이나 내용이 어려워 상담사 역할이 중요하다. 고객이 다른 업무를 보면서 고객센터 직원과 메신저로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카카오톡 기반 고객센터 운영방식에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연말 이벤트 고객이 늘면서 고객센터 직원을 20~30% 늘릴 계획이다.
김 팀장은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늘면서 이에 대응할 고객센터 인력 수요도 늘어났다”며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