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롯데까지...전기차 충전사업에 대기업 몰려든다

삼성 에스원 전담팀 꾸리고 SK는 렌터카 연계...롯데, 엘포인트 활용

삼성, SK, 롯데 등 대기업 3사가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뛰어든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 확대 속에 충전기 사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노린 행보다.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일 서비스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수출 모델 확보까지 타진한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삼성 에스원, SK네트웍스, 롯데정보통신이 올해 국내 충전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 충전서비스 시장은 별도의 참여 제한이 없다. 그러나 충전기 보조금 지원 등 정부 주도로 사업이 형성되면서 정부 사업자 선정이 곧 충전사업자가 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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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환경부 충전기 보조금을 활용해 자사 사업장에 업무용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들 대기업은 이달 중 환경부가 발표하는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공고를 보고 사업 참여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충전 인프라 구축 실적 비중 등 선정 자격 요건을 검토해서 직접 사업자로 전면에 나설지 기존 사업자와 협력할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민간 보급 물량 확대로 올해 충전서비스 사업자 2~3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부 사업자에 선정되면 완속충전기당 최저 150만원(비공용)에서 최고 400만원(완전 개방)까지 국가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국가 서비스 정보 채널 활용이나 고객 연동 등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초기의 사업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 에스원은 지난해 자산관리영업그룹 안에 별도의 전담팀을 꾸리고 사업 모델 구상에 들어갔다. 에스원이 관리하는 건물·사업장·유통망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 자사 경쟁력을 높이면서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신규 사업 확장까지 노린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그룹 계열사 사업장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망에 롯데 '엘 포인트(L. POINT)'를 충전서비스로 활용하는 모델을 타진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전기차 기반의 렌터카, 장·단기 리스 모델 등과 연계한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정유·주유소 사업과 연계할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대기업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뛰어든 것은 전기차의 빠른 성장세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앞으로 확대될 전기차 사업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양한 서비스 모델 발굴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한 그룹사의 신사업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충전서비스 사업을 위해 시장 조사와 사업성을 검토해 왔다”면서 “신규 사업인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고객 확보 등에 유리한 환경부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부터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정부가 정한 국내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는 대기업인 포스코ICT 및 KT를 포함해 중소기업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엔텔, 에버온 등 5개 사업자다. 환경부는 빠르면 이달 말 2~3개 충전 서비스 사업자를 추가 선정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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