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무술년, 미래형 스마트 워크로 근로시간을 혁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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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은 어떤 해가 될까. 다수의 직장인들은 희망 찬 새해, 행복한 직장 생활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 문구를 읽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장 시간을 일하는 국가이면서도 노동 생산성은 하위권.' '장시간 노동 기반의 근로 형태로는 더 이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대안 근무 제도를 준비해야 할 시기.' '일과 삶의 조화를 향한 명확한 비전 제시와 실천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 필요.'

이상의 문구는 최근이 아닌 2010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 상정된 '스마트워크 추진 계획'의 추진 배경이다. 현재와 상황이 비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에 1인당 연간 근로 시간이 2256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연간 492시간 더 근무했다. 그러면 스마트워크를 시행한 이후 근로 시간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4년 OECD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2124시간 근무했고, OECD 평균보다 354시간 더 일했다. 여전히 근무 시간 절대치는 높지만 2008년 대비 132시간 줄었고, OECD 평균과 비교해도 138시간 줄었다. 1일 8시간 근무로 계산했을 때 16.5일 줄어든 것이다. 현재도 직장 생활은 바쁘고 여유가 없지만 적어도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근로 시간 단축은 지속됐다. 그 중심엔 기술 발전이 있었다. 수렵 채집을 하는 시기에는 산과 들판으로 나갔을 것이다. 즉 주 7일 근무한 것이다. 그러다 농기구 발달, 가축 활용으로 식량이 풍부해지면서 주 6일 근무가 가능해졌다. 조선시대에는 한 달에 두차례 정도 쉬었다고 하며, 지금과 같은 7일 체제 도입으로 인한 주 6일 근무는 1895년부터 적용했다고 한다. 주 5일 근무는 1998년부터 추진, 2004년 7월 시행에 들어갔다. 주 5일 근무가 가능한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보통신과 정보화 발전이 생산성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대표 사례로 과거 주민등록등본 발급이나 등기부등본을 발급 받으려면 관청에 찾아가야 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공무원, 민원인 모두 생산성이 눈부시게 높아졌고, 업무 시간은 단축됐다. 1997년 휴대전화(PCS) 보급으로 개인이 휴대폰을 부담없이 사용하게 됐고, 2000년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됐다. 기업과 정부에 정보화가 확산되면서 모든 사람이 PC로 일하게 됐다. 이제 정보기술(IT) 없이 업무를 보기는 불가능하다. 이후 2009년에 스마트폰이 도입되고, 2010년 스마트워크가 시행됐다. 당시 근무 형태는 크게 스마트오피스 근무, 재택·모바일 근무, 영상회의 기반의 원격 협업 등 세 가지였다. 지금은 어떤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거침없이 몰려들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세대(5G) 이동통신, 10기가 인터넷, 클라우드, 블록체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너무도 많다. 이러한 신기술을 직장 생활에 적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그 가치를 회사와 근로자가 나눌 경우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발표한 '알렉사 포 비즈니스'를 활용하면 AI 비서를 옆에 두고 일정관리, 회의실 예약, 이메일 회신, 회의록 작성 등 각종 부수 업무를 시킬 수 있다. 즉 AI 비서가 업무를 바로 옆에서 도와준다. 2월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세계 최초로 5G 시험망이 개통된다. 동계올림픽 종목을 5G 망과 뉴미디어 기술을 통해 현실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산업 현장과 원격 근무 현장에 적용하면 업무 환경과 출퇴근 시간이 변화될 것이다. 한국의 출근 시간은 58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길다. OECD 평균은 28분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다. 신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스마트워크 모델을 만들고 이를 널리 적용한다면 새로운 직장, 행복한 사회를 다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무술년이 미래형 스마트워크를 시작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이재호 한국정보화진흥원 기술지원본부장 jaeho@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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