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도입한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코어 플랫폼'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된다. 플랫폼이 가동되면 IT 전문가나 특정 소프트웨어(SW) 없이도 방대한 빅데이터를 직원이 자유자재로 이용,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기계(딥)학습 기술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현한 것이다.
2일 금융권과 IT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은행 내·외부 정보를 자유롭게 분석하는 'AI 코어 플랫폼'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금까지 데이터 분석 업무는 담당 부서에서 주로 특정 솔루션을 구매해 기업 매출액, 환율 및 시황 정보 등 정형화된 정보 분석에 그쳤다. 범위가 상당히 제한됐다.
반면에 AI 코어 플랫폼을 적용하면 현업에 있는 일반 사용자도 최신 분석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IT 전문가가 아니어도 R, 파이선 등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SW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R는 통계 계산과 그래픽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한 종류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에서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했다. 기계학습과 관련된 알고리즘을 제공, 빅데이터 분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오픈소스 언어다. 파이선도 오픈소스 프래그래밍 언어의 하나다. AI 코어 플랫폼은 이 같은 확장성을 구현하고 은행 내부의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뉴스, 은행 내부 섭외 정보 등 정형화되지 않은 데이터(비정형 데이터)까지 손쉽게 분석할 수 있다.
비정형 데이터를 별도의 솔루션 없이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구현은 처음이다.
정형 데이터는 각종 형식에 맞춰 데이터를 저장한 후 추출한 여러 형태의 정보를 뜻한다. 반면에 비정형 데이터는 SNS, 뉴스 등 웹상의 일반 텍스트 데이터, 음성, 영상 데이터, 센서 등 장비에서 발생하는 머신·센싱데이터 등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데이터다. 이런 데이터는 AI와 접목해 처리하기가 어렵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연산하려면 기존의 컴퓨팅 자원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때문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GPU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한 분석 환경을 갖췄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도 구축했다. 쉬고 빠른 계산과 알고리즘 및 분석 결과 등도 공유한다.
구글, 삼성전자 등에서 적용한 도커 컨테이너를 제공한다. 격리 공간에서 프로세스가 동작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동일한 인터페이스에서 분석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알고리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AI 코어 플랫폼을 통해 금융 상품 개발은 물론 마케팅 비즈니스, 내부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든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관계자는 “다른 은행은 빅데이터를 내부에서 분석·활용하려면 외부 기관에 맡겼지만 신한은 내부에서 모든 데이터를 관리, 적용하게 됐다”면서 “은행 자체로 IBM 왓슨을 금융에 구현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